전기차 가파른 성장세...‘배터리 사후관리’ 관건은
전기차 가파른 성장세...‘배터리 사후관리’ 관건은
  • 송철호 기자
  • 승인 2019.06.30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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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전기차 시장, 3000만대 규모 성장 전망
성능평가 방법·기준 설정 급선무...‘순환경제 확산’ 기여가 목적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제주도, 경상북도, 현대자동차는 지난 26일 제주테크노파크에서 ‘전기자동차 사용 후 배터리 자원순환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국내 1호인 ‘제주도 배터리 산업화 센터’를 개소한 바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 제공)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제주도, 경상북도, 현대자동차는 지난 26일 제주테크노파크에서 ‘전기자동차 사용 후 배터리 자원순환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국내 1호인 ‘제주도 배터리 산업화 센터’를 개소한 바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송철호 기자] 전 세계적으로 전기자동차 시장의 성장세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에너지시장 분석업체 ‘블룸버그 뉴 에너지 파이낸스(BNEF)’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 시장은 2030년쯤 3000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전기차의 확산에 따라 동력원으로 쓰이는 리튬 이온 배터리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도 함께 화두로 떠올랐다.

특히 환경 이슈가 전 지구적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폐기물 재활용 관련 정책적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점도 전기차 배터리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이 각광받는 이유다.

독일, 영국, 중국 등은 제품 생산자에게 폐기물 회수 및 재활용 의무를 부여하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를 도입하고 있으며 국내 또한 구매 보조금을 받은 전기차 배터리는 폐차시 해당 지자체에 반납하도록 하는 규정이 마련됐다.

이에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제주도, 경상북도, 현대자동차는 지난 26일 제주테크노파크에서 ‘전기자동차 사용 후 배터리 자원순환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국내 1호인 ‘제주도 배터리 산업화 센터’를 개소한 바 있다.

이번 업무협약은 향후 급격한 증가가 예상되는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추진됐으며 중앙부처, 지자체, 자동차 업계가 협력해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 유가금속을 회수하는 등 순환경제 확산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지난 달 말 기준으로 전국적으로 약 6만9000여대의 전기차가 보급됐는데, 지자체로 반납된 전기차 배터리는 112대에 불과하다. 하지만 2022년 이후에는 발생량이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후화된 전기차의 배터리를 모아 ESS를 만들고 이렇게 만들어진 ESS는 가정과 기관 등에 전기를 공급한다. 현대자동차는 현대제철 당진 공장에서 1MWh급 ESS 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자료 현대자동차 제공)
노후화된 전기차의 배터리를 모아 ESS를 만들고 이렇게 만들어진 ESS는 가정과 기관 등에 전기를 공급한다. 현대자동차는 현대제철 당진 공장에 1MWh급 ESS 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자료 현대자동차 제공)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는 잔존가치에 따라 다양한 산업에 활용(재사용)이 가능하고 제품으로 재사용이 어려울 경우에는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유가금속 회수(재활용)가 가능해 전후방 산업 연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전기차 배터리의 잔존가치를 평가하거나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으로 합의된 방법과 기준이 없기 때문에 우리 정부, 지자체와 민간 기업은 배터리 성능평가를 비롯한 재사용, 재활용 방안 마련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갈 계획이다.
 
박판규 환경부 자원재활용과 사무관은 “단기적으로 사용 후 배터리의 성능평가를 어떻게 할 것인지 관련 기관들과 성능평가 방법을 만들고 중기적으로는 배터리마다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각 배터리의 성능평가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도 만들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그 기반을 활용해 제품화하고 물질로 재활용하는 것으로 이어질 것인데, 현재 중기적인 계획까지가 MOU로 체결돼 있는 것이고 장기적인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향후 물질 재활용 업체 등과 함께 진행해야 할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박 사무관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이번 사업은 초창기 단계로, 사용 후 배터리의 잔존가치를 평가하고 화재 위험성이라든지 안정성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를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단계다.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의 잔존가치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 어디에 쓸 것인지의 기준을 만드는 것이다.

특히 환경적인 측면에서는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재사용이 어려울 경우 그 배터리를 해체해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유가금속을 회수함으로써 물질로 재활용하는 것 역시 상당히 중요한 과정이다.

환경부와 관련 기관은 다음 달부터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오는 12월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시범사업의 중간평가를 실시한 후 본격적으로 전기차 폐배터리 순환체계를 구축하고 연관 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 해외 사례와 국내 기술 수준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는 국제적으로 관리정책 수립의 초기단계로, 아직 표준화된 관리체계는 없다. 다만 상업적으로 닛산, BMW, 아우디 등 일부 완성차 업체가 자체 사업화 모델 구축을 위해 성능평가 및 관련 연구를 실시 중이다.

닛산, BMW는 전력관리 전문 기업들과 협력해 가정용·상업용 ESS 시장 진출 계획을 발표했으며, 아우디는 중고 전기차 배터리를 활용해 지게차를 제작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현대자동차 역시 이 같은 추세에 맞춰 전기차 배터리를 재활용한 ESS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래 혁신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고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신재생 에너지 시장에 새롭게 진출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ESS 관련 핵심 기술과 사업 역량을 갖춘 글로벌 전문기업과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의 전략적 협업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지난해 6월 세계적인 에너지기업 핀란드 바르질라와 전략적 파트너십 협약을 맺으며 첫 발걸음을 뗐다.

특히 현대차는 현대제철 당진 공장에 아이오닉 일렉트릭, 쏘울 전기차 재활용 배터리를 기반으로 1MWh급 ESS 설비를 구축하는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후 미국 등 다양한 글로벌 지역으로 실증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며 향후 3년 안에 산업용 ESS 상용화 제품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실제로 노후화된 전기차 배터리를 재활용해 ESS를 만들고 ESS를 활용해 새로운 전기차를 만드는 선순환 구조가 생기는 것이다.

환경 이슈가 전 지구적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폐기물 재활용 관련 정책적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점도 전기차 배터리 ESS 시장이 각광받는 이유다. (사진 현대자동차 제공)
환경 이슈가 전 지구적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폐기물 재활용 관련 정책적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점도 전기차 배터리 ESS 시장이 각광받는 이유다. (사진 현대자동차 제공)

김보경 현대차 책임연구원은 “이번에 제주도에 센터가 개소하면서 국내도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이번 사업을 통해 정부에서 다양한 배터리를 제공 받아 자동차 기업과 기준을 함께 마련하는 것으로, 기업이 직접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하는 것보다 시너지 효과가 더 클 것으로 기대하고 향후 우수 사업모델로서의 가치도 충분하다”고 밝혔다.

BNEF에 따르면 전기차 재활용 배터리 물량이 2016년 0.1GWh에서 2025년 29GWh로 급증하며 이 중 10GWh 가량이 ESS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0GWh는 2만8000가구(4인 기준, 가구당 월평균 전력소비량 350kWh)가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으로 현대차의 코나 일렉트릭(64kWh) 15만5000대 이상을 충전할 수 있는 규모다.

또한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도 7~8년 정도 사용해 1차 수명이 다한 전기차 배터리의 용도를 변경해 재활용하면 초기 용량의 70~80% 수준에서 10년 이상 추가로 사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자동차의 특성상 혹독한 사용 환경을 감안해 최대한 보수적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설계하기 때문에 재활용 효율이 충분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전기차 배터리를 ESS로 재사용해 경제적인 측면을, 재사용이 어려울 경우 그 배터리를 해체해 유가금속을 회수함으로써 물질로 재활용하는 등의 환경적인 측면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현대차 등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의 밀접한 업무 협조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song@green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