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 저탄소 전략’ 어떻게 담을지 구체적 논의 필요
핵심은 산업계 방향성 제시와 미래세대 위한 방안 강구

기후환경 변화에 대한 준비는 우리와 미래세대의 생존과 일자리를 위해 구체적인 정책실행이 필요한 부분이다. (사진 서울시청 제공)
 도시의 그린 인프라는 실제 폭염 문제가 가져오는 사망 위험율을 줄일 수 있다. (사진 서울시청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송철호 기자] 환경부는 지난 3월 2050년 국가 저탄소 사회 청사진 마련을 위해 각계각층 관계자가 참여하는 ‘2050 저탄소 사회 비전 토론회(포럼)’를 발족했다.

이는 2100년까지 지구평균 온도 상승을 2℃ 이하로 낮추기 위한 모든 당사국이 노력해야 하는 구체적인 행동계획에 우리나라도 자발적으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국회기후변화포럼은 지난 24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 2050비전을 논하다’ 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장기적인 저탄소 발전 전략을 논의했던 이번 토론회에서는 주제발표에 이어 좀 더 심화된 내용으로 이동근 한국기후변화학회장, 홍현종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 사무총장, 최소옥 국사봉중 교사 등 각계 전문가들이 집중 토론을 진행했다.

이동근 회장은 “최근 미세먼지 문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폭염 문제 등 우리 삶을 위협하고 있는 많은 환경난제가 기후변화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게 현실”이라며 “우리는 환경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기후변화 적응을 2050년 저탄소 전략에 어떻게 담을지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에 따르면 도시의 그린 인프라는 실제 폭염 문제가 가져오는 사망 위험율을 줄일 수 있다. 실제 서울 성북구 장위로를 대상으로 2020년대부터 2050년대까지 사망 위험이 있는 날의 수를 확인한 결과 RCP(Representative Concentration Pathways, 기후변화 시나리오) 2.5에서는 최대 57일, RCP 8.5에서는 최대 138일로 증가했다.

이 수치로 기후변화 폭염 영향의 증가는 그린웨이, 벽면녹화, 가로수를 통해서 줄일 수 있음을 확인했으며 그 효과는 가로수가 탁월했지만 나머지 그린 인프라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회장은 “적응 전략으로써 그린 인프라는 폭염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탄소를 흡수해 저탄소 사회로 가는데 도움을 준다”며 “탄소 저감과 기후변화 적응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전략들을 추가적으로 연구하고 실제 도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회장은 이어 “우리는 2050년의 미래 모습을 우리나라에 맞도록 그래낼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한 장기적 저탄소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회기후변화포럼은 지난 24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 2050비전을 논하다’ 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기조연설과 주제발표에 이어 지정토론에서는 ‘2050년 장기 저탄소 발전 전략의 비전과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송철호 기자) 2019.6.24/그린포스트코리아
국회기후변화포럼은 지난 24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 2050비전을 논하다’ 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기조연설과 주제발표에 이어 지정토론에서는 ‘2050년 장기 저탄소 발전 전략의 비전과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송철호 기자) 2019.6.24/그린포스트코리아

아울러 산업계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향후 30여년간 어떻게 준비하고 그 과정에서 어떤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지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한정된 자원 속에서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고 이용 가능한 자연자원으로 풍족한 생활수준을 유지한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홍현종 사무총장은 “글로벌 CEO들이 꿈꾸는 삶인 ‘충족한 삶(Living Well)’은 사람들이 교육, 의료, 교통수단, 기본식량, 물, 에너지, 소비재 등을 충분히 이용할 수 있는 생활수준을 의미한다”며 “이 CEO들이 산업계 시각에서 바라본 2050년 지속가능한 미래비전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주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산업계가 보유한 혁신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효율성을 제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정된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면서도 인간의 풍요로운 삶과 경제성장도 함께 이룰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홍 사무총장에 따르면 글로벌 CEO들에게 있어 향후 30년을 내다보는 미래 비전은 기업 경영에 있어 필수적이다. 장기비전은 미래에 있을 여러 가지 상황과 위험요인을 형상화해 최고경영자와 임직원들간 미래사회에 대한 이미지를 공유하도록 하고 이를 통해 모두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과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는데 그 의미가 있다.

특히 미래의 다양한 시나리오를 추론하는 과정에서 가변적이고 불확실한 글로벌 시스템으로 인한 기업의 당면 리스크를 사전에 파악하고 경영인들이 어떤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것인지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다른 경쟁사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비즈니스 기회를 규명하고 선점할 수도 있다.

홍 사무총장은 “글로벌 시스템은 에너지와 수자원 공급을 둘러싼 지정학적 문제, 경제와 생태계의 균형, 인구변화와 노동력 수급의 취약성, 꾸준히 발전하는 기술력 등 수많은 요소들이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며 “기업 경영인들은 비전작업을 통해서만이 이런 복잡성과 불확실성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사무총장은 이어 “지속가능성 분야에서의 비즈니스를 통해 2050년까지 연간 3~10조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특히 기업들은 저탄소형 에너지 인프라, 지능형 빌딩·교통수단, 정보통신기술(ICT) 혁신을 통해 이런 비즈니스 기회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을 세우는데 빠질 수 없는 게 미래 세대, 즉 아이들이다.

지난 3월 15일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고 정부의 대응을 촉구하는 국제적 기후 행동에 동참했다.

‘기후악당 국가 탈출을 위하여’라는 부제를 내건 청소년들은 “기후변화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않는 기성세대들의 안일한 태도에 불안하고 두렵다”며 “또래 청소년들과 선후배 세대들에게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고 정부로부터 기후변화에 대한 제대로 된 대응을 촉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최소옥 교사는 “기후환경 변화에 대한 준비는 우리와 미래세대의 생존과 일자리를 위해 구체적인 정책실행이 필요한 부분”이라면서 “미국에서는 대선 정책으로 뉴욕 그린 뉴딜정책이 부각되고 있으며 캐나다에서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에너지 전환과정에서 일자리를 잃고 고통 받지 않도록 사회가 함께 부담하려고 노력한다”고 소개했다.

최 교사는 이어 “이제 도시기반은 안전하고 깨끗한 먹는 물이 넘쳐나고 다양한 생물이 공존하는 생물다양성 도시, 도로보다 산책로와 자전거도로가 더 넓어 걷고 싶은 도시, 미세먼지 없는 푸른 하늘을 보며 숲과 공원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넘쳐나는 도시여야 한다”면서 “도시의 이동과 어둠을 밝히는 동력이 태양과 바람으로 움직이는 에너지 전환의 도시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song@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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