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이 묶은 동아시아, 남북철도는 ‘공생’을 연다
‘환경’이 묶은 동아시아, 남북철도는 ‘공생’을 연다
  • 서창완 기자
  • 승인 2019.06.26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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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철도공동체’ 실현 방안 논의의 장 열려
경의선 현대화 등 과제 많아도 함께 사는 길 될 것

[그린포스트코리아 서창완 기자] 남북철도가 동아시아를 묶는 공생의 아젠다가 될 수 있을까. ‘공동체’라는 거대 담론보다는 미국·일본을 끌어들일 실질적 네이밍이 필요하다는 지적부터 ‘콜드체인’이나 ‘특송’ 등 한 발 더 나간 철도 운영 방안까지 다양한 논의의 장이 열렸다. 논의에서는 공멸의 주제인 환경 문제로 묶인 동아시아가 철도와 함께 공생의 길로 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동아시아철도공동체 포럼 창립 세미나’에서는 정부와 기업 관계자, 전문가 등이 모여 동아시아철도공동체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추진 방안과 준비 과제를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동아시아철도공동체 포럼 창립 세미나’가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서창완 기자) 2019.6.26/그린포스트코리아
‘동아시아철도공동체 포럼 창립 세미나’가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서창완 기자) 2019.6.26/그린포스트코리아

동아시아철도공동체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처음 제안했다. 동북아 지역의 상생 번영과 평화 정착 실현을 목표로 향후 경제공동체, 다자안보평화체제를 이루자는 취지다. 문 대통령은 본받을 사례로 유럽석탄철강공동체를 들었다. 1951년 전쟁방지, 경제발전 등을 내걸고 창설된 해당 공동체는 이후 유럽연합으로 발전했다. 

이재훈 한국교통연구원 전략혁신기획단장은 문 대통령의 구상이 ‘공동체’라는 단어 때문에 오해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대상국인 동북아 6개국(남북·중국·러시아·몽골·일본)과 미국이 이를 자칫 ‘철도 공동 관리’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단장은 경제교류보다 유라시아철도운송에 무게를 두고 한반도에서 유럽까지의 물류교통망 확보 강조에 초점을 맞추자고 제안했다.

이 단장은 동아시아철도가 연결되면 2025년 기준 한·중간 철도 이용객이 1일 4만9000명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예상되는 한중 항공이용객에 철도 전환비율을 적용했다. 2025년 예상 무역량 중 30% 철도로 전환된다고 가정한 결과 한·중간 철도 화물수송량은 총 2312만톤에 달한다.

이 단장은 이중 “농립축산식품과 수산식품, 식음료품 등은 콜드체인(cold chain), 전자상거래 물동량은 특송으로 수송될 것”이라며 “다만 경의선 현대화와 국경통과 간소화 실현 등이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철도 현대화는 3가지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 기존노선 성능을 복원하면 시속 80㎞ 수준으로 열차운행 안정성이 확보된다. 최고속도 230㎞ 수준의 복선전철로 개량·고속화하면 북한 철도를 남한 시스템으로 구축할 수 있다. 고속철도(최고시속 350㎞ 수준)로 신설하는 방법도 있다.

실제 경의선 남북철도 연결 사업 설계 수주가 유력한 기업으로 알려졌던 유신의 전경수 회장은 만주와 남한 사이에 있는 북한 철도가 거의 비어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 회장은 “남북철도를 1일 생활권으로 만드려면 경의선은 개선 수준이 아니라 새로 건설해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라면서 “상당히 초조한 게 중국에서 경의선 정도는 건설해 주겠다고 북한에게 말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김광희 서중물류 이사는 남북철도 연결이 동아시아철도공동체로 이어지려면 비용, 운송기일, 안정성 측면을 충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동아시아철도가 연계돼 향후 유라시아까지 가려면 한국도 인프라 마련이 필요하다. 철도 연결을 위한 화차(웨건)가 중국·북한이 이용하는 철도와 맞아야 한다는 현실적인 측면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김 이사는 “국제 철도 운송은 단발성이 아니라 블록트레인(직통 전세열차)로 해야 하는 만큼 이에 맞는 길이의 열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동체란 단어 설정이 무겁다는 지적에는 공감하는 의견이 많았다.

동아시아철도공동체 포럼 운영위원인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은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동아시아철도공동체 포럼 창립 세미나’에서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서창완 기자) 2019.6.26/그린포스트코리아
동아시아철도공동체 포럼 운영위원인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은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동아시아철도공동체 포럼 창립 세미나’에서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서창완 기자) 2019.6.26/그린포스트코리아

참여정부 초기 법무부장관을 역임한 강금실 전 장관은 “장기적 비전이라 오해 소지가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면서 “러시아와 중국은 적극적인데, 미국과 일본이 과연 선뜻 동의할까 하는 지점이 있어 적극 합류할 비전과 미션을 만들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원동욱 동아대학교 교수 역시 중국 시진핑 주석이 내놓은 일대일로(신 실크로드) 전략 사례를 들었다. 그는 애초 전략과 구상 식으로 논의되던 일대일로가 부정적 영향을 고려해 이니셔티브(중국어 창의)로 바꾼 점을 언급하며 한국도 공동체보다는 이니셔티브라는 표현으로 바꾼다면 더 많은 참여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 교수는 “동아시아가 공멸의 아젠다인 환경으로 협력을 추진하는 추세인데, 철도는 공생의 아젠다가 될 수 있다”며 “포스트 교토 이후 친환경 운송수단으로 큰 의미를 가진 철도가 두 주제 모두를 아우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seotive@green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