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안위, 영광방사능방재센터 조사 중간결과 발표
무자격자가 원자로 일부 운전한 사실도 확인

이상희 녹색당 탈핵특별위원장이 지난 5월 22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무면허·무사안일 사고, 한빛 1호기 문 닫아라’는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창완 기자) 2019.5.22/그린포스트코리아
이상희 녹색당 탈핵특별위원장이 지난 5월 22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무면허·무사안일 사고, 한빛 1호기 문 닫아라’는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창완 기자) 2019.5.22/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서창완 기자] 지난달 10일 발생한 영광 한빛 원자력발전소 1호기 열출력 급증 사고가 ‘인재’라는 정부 조사결과가 나왔다. 원자로 출력 계산 실수에 원자로의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제어봉 조작 과정에서 미숙했던 점도 드러났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24일 전남 영광방사능방재센터에서 지난달 20일부터 실시한 한빛1호기 사건 특별조사의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달 10일 오전 정기검사 도중 한빛 1호기 이상을 발견하고 원안위에 보고했다. 원자로 출력 제어 능력을 알아보는 측정시험 중 출력이 급증했다. 오전 10시 31분께 원자로 출력이 18% 이상 증가했지만, 수동정지는 오후 10시쯤에 이뤄져 조치가 늦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원안위와 KINS는 초기 조사에서 한수원이 한빛 1호기를 즉각 수동정지했어야 함에도 이를 위반했다고 보고 당일 수동정지를 명령했다. 이후 사건조사 과정에서 무자격자가 원자로를 운전한 정황을 포착해 지난달 20일부터 특별사법경찰을 투입해 사건에 대한 특별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지난달 한빛 1호기의 열출력 급증은 근무자의 계산오류 때문이었다. 시험 중 원자로 제어봉을 조작하는 그룹간 2스텝의 편차가 생겨 한수원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제어봉 인출을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원자로차장의 반응도(원자로 출력 변화값) 계산이 잘못돼 원자로 출력값이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어봉은 원자로에서 핵연료의 핵분열 반응속도를 늦추는 역할을 한다. 자동차로 치면 브레이크에 해당한다.

 

한빛 1호기 사건일지. (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한빛 1호기 사건일지. (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이번에 제어봉 제어능 측정법은 14년 동안 수행해 온 동적 측정법이 실패하면서 14년 만에 ‘붕소희석 및 제어봉 교환법’으로 변경돼 실시됐다. 그럼에도 반응도를 계산한 원자로차장은 가동 경험이 처음인 데다 이를 보완하는 교육훈련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제어봉 제어능 시험 초기 발생한 두 그룹간 2스텝 위치 편차는 조작자의 조작 미숙에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 제어봉을 1단 인출하려면 2회 연속 조작해야 하지만 당시 작업자는 1회만 조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원자로 제어 중 발생한 제어봉 고착은 걸쇠 오작동이나 불순물 침적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별조사단은 제어봉 구동장치 안전 확인을 위해 원자로 헤드를 열고 육안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제어봉 제어능 측정시험 중에는 무자격자가 원자로 조종 감독 면허자의 지시·감독 없이 원자로를 일부 운전한 사실도 확인됐다. 

또한 약 13시간 동안 제어봉 시험을 진행하며 3개 근무조가 참여했지만 교대시 수행해야 하는 중요작업 전 회의는 최초 투입된 근무조만 실시했다. 

다만 원자로냉각재 내 핵연료 손상시 발생하는 제논(Xe), 크립톤(Kr), 요오드(I) 등의 방사능 준위변화를 확인한 결과 핵연료 손상의 징후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원안위는 향후 제어봉 구동설비 건전성, 안전문화 점검 등에 대한 추가 조사와 함께 재발방지대책을 포함하는 종합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seotiv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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