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돌이·춘삼이·삼팔이 등지느러미 이렇게 생겼어요"
"제돌이·춘삼이·삼팔이 등지느러미 이렇게 생겼어요"
  • 이병욱 기자
  • 승인 2019.06.21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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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 제주 남방큰 돌고래 등지느러미 목록 공개
96마리 등지느러미 사진·31마리 상세 설명도 담겨
제주 대정읍 앞바다에서 발견된 남방큰돌고래 복순이와 새끼.(사진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 제공)
제주 대정읍 앞바다에서 발견된 남방큰돌고래 복순이와 새끼.(사진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이병욱 기자] 멸종위기 해양포유류인 제주 남방큰돌고래들의 ‘등지느러미 목록’(Fin Book)이 공개됐다.

이 등지느러미 목록은 이화여대와 일본 교토대 출신 연구자들로 구성된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대표 장수진·MARC)가 제주도에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들을 전수조사해 작성한 것이다.

MARC는 20일 96마리의 남방큰돌고래 등지느러미 사진과 31마리의 남방큰돌고래 등지느러미에 대한 상세 설명이 들어 있는 '2018년 MARC 남방큰돌고래 등지느러미 목록'을 일반에 공개했다.

등지느러미 목록은 돌고래의 등지느러미를 사진으로 촬영한 뒤 일련번호를 부여한 것인데, 돌고래 연구에 있어 개체식별은 많은 연구의 가장 기초적인 자료로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개체식별을 하는 방법으로는 몸, 가슴지느러미, 꼬리지느러미, 등지느러미, 두부의 형태나 상처 등 돌고래의 다양한 외형적 특징이 주로 사용된다.

다만 포유류인 돌고래가 숨을 쉬기 위해 물 위로 올라오면 몸의 다른 부분은 보이지 않더라도 등지느러미는 항상 수면 밖주으로 드러난다. 때문에 일반적으로 등지느러미의 형태나 상처 등의 특징을 개체식별에 가장 많이 활용한다.

이러한 등지느러미 목록은 개체식별뿐만 아니라 개별 개체들의 변화를 추적 연구하는데도 중요한 자료가 된다. 

MARC는 이런 정보를 통해 2013년 돌고래 방류 이후부터 지금까지 제주의 남방큰돌고래를 구별하고 있다. 등지느러미 목록을 통해 새로 태어난 개체, 어미 돌고래가 새끼를 잃었는지 여부, 낚싯줄 등에 걸리는 사고를 당한 개체, 다른 개체와 교류를 잘하지 않거나 다른 돌고래 무리에 관심을 보이는 개체 등의 정보를 얻어 연구에 활용한다.

이번에 공개된 등지느러미 목록에는 모두 96마리의 남방큰돌고래 등지느러미 사진과 31마리의 남방큰돌고래 등지느러미에 대한 상세 설명이 담겨 있다.

특히 상세 설명에는 개별 개체들의 이름을 붙이게 된 사연 등 흥미로운 내용들을 '연구자 TMI' 코너로 소개해 눈길을 끈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 인근에서는 107마리 남방큰돌고래의 서식이 확인됐으며 전체 개체수는 110마리 안팎일 것으로 추정된다.
 
장수진 MARC 대표는 "등지느러미 자료를 통하여 발견된 개체를 식별하는 작업은 시간이 가장 많이 걸리는 작업이지만 분석 난이도로 보아서는 쉬운 편에 속한다"면서 "돌고래 등지느러미 목록을 배포하게 된 것은 사람들이 아이콘으로서의 돌고래가 아닌 각각의 돌고래들에게 관심을 더 주기를 바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장 대표는 이어 "관광을 가서 본 돌고래가 누구인지 찾아볼 수도 있고, 목록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관찰 기록을 만들 수도 있는데, ‘알면 사랑한다’는 말처럼 제주도에만 살고 있는, 얼마 안되는 바다의 이 멋진 생명들을 더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고, 함께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남방큰돌고래 등지느러미 목록은 생명다양성재단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다. MARC는 앞으로 등지느러미 목록을 계속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wooklee@green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