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호르몬 없는 '슈퍼 바이오플라스틱'… “강철보다 강해”
환경호르몬 없는 '슈퍼 바이오플라스틱'… “강철보다 강해”
  • 서창완 기자
  • 승인 2019.06.19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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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연구원 연구진 개발… 고강도·고내열성 확인
슈퍼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만든 공갈 젖꼭지(왼쪽)와 학 모형.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슈퍼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만든 공갈 젖꼭지(왼쪽)와 학 모형.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서창완 기자] 환경호르몬이 없는 데다 강철만큼 단단하고 200℃이상 고온에서 견딜 수 있는 '슈퍼 바이오플라스틱'이 나왔다.

19일 한국화학연구원에 따르면 오동엽‧박제영‧황성연 박사 연구진이 옥수수로 만든 식물성 성분인 아이소솔바이드(isosorbide)를 이용해 고강도·고내열성의 투명 바이오플라스틱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식물성 성분 단량체인 아이소솔바이드로 만들어 환경호르몬 걱정이 없는 데다 물성이 우수해 기존 비스페놀A(Bisphenol-A)계 석유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비스페놀A계 단량체로 만들어진 폴리카보네이트와 폴리술폰은 고강도‧고내열성 특성이 있어 곳곳에 쓰이고 있다. 고압을 견뎌야 하는 정수기 필터나 치아교정기, 고온에서 변형되지 않아야 하는 젖병과 밥솥 등이 주 사용처다.

하지만 환경호르몬으로 인한 비만, 심장질환, 고혈압 등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어 안전성 논란이 계속돼 왔다. 이에 따라 바이오플라스틱을 이용한 연구개발이 꾸준히 이뤄졌지만 강도가 절반 이하라서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옥수수로 만든 아이소솔바이드와 석유로 만든 비스페놀A의 구조식.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옥수수로 만든 아이소솔바이드와 석유로 만든 비스페놀A의 구조식.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연구진은 상전이 촉매를 이용해 반응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해결했다. 식물성 성분의 화학반응을 촉진시켜주는 상전이 촉매를 이용 아이소솔바이드의 반응성을 극대화했다.

연구진은 단량체인 아이소솔바이드를 화학반응을 통해 하나씩 이어 기다란 화학물질로 만드는 과정에서 상전이 촉매를 이용했다. 

그 결과 슈퍼 바이오플라스틱의 비강도(단위무게 당 강도)는 같은 무게일 때 69KN‧m/kg으로 강철(63KN‧m/kg)보다 높았다. 지금까지 학계에 발표된 바이오플라스틱 중에서 가장 강하다. 또한 인장강도는 80MPa을 기록했다. 이는 거의 대부분의 석유 플라스틱보다 높은 수치다.

고온에서 견디는 내열성도 뛰어나다. 진공에서 300℃가 넘는 고온에서도 팽창하거나 변형되지 않았다. 산소와 물리적 스트레스 조건에선 212℃를 견뎠다. 실제 OLED 투명기판을 만드는 화학공정에서도 300℃가 넘는 고온을 이겨냈다.

단위 온도가 증가할 때 팽창되는 수치인 열팽창 계수도 약 25ppm/℃로 석유 플라스틱보다 2~10배 정도 뛰어났다. 연구진은 이 수치가 전자제품의 부품으로 사용됐을 때 온도 상승으로 인한 소재 팽창 등의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한 독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이 국제표준기준(ISO 10993-6)에 따라 쥐 모델을 이용한 살아 있는 세포 안에서 실험을 하는 인비보(in vivo) 독성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0~5점으로 나타내는 독성강도가 1점 미만으로 나타났다.

박제영 박사는 “쥐의 진피와 표피 사이에 플라스틱을 삽입한 후 나타나는 염증반응을 정량화했더니 1점 미만으로 나왔다”면서 “이 정도 수치는 인공뼈와 임플란트 소재로 사용해도 무방할 만큼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연구센터 연구진(왼쪽부터 오동엽 박사, 박제영 박사, 박슬아 연구원, 황성연 센터장, 전현열 박사)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연구센터 연구진(왼쪽부터 오동엽 박사, 박제영 박사, 박슬아 연구원, 황성연 센터장, 전현열 박사)

이번에 개발된 슈퍼 바이오플라스틱은 열에 녹여 가공할 수 있는 열가소성 수지로 320℃ 이상의 열에 녹여 재활용할 수도 있어 폐플라스틱 처리도 쉬울 전망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12.353)’ 온라인판 6월 13일자에 ‘Sustainable and recyclable super engineering thermoplastic from biorenewable monomer’라는 논문으로 게재됐다.

황성연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연구센터장은 “케모포비아라는 이름으로 플라스틱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국민이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안전한 바이오플라스틱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seotive@green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