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쿠투’ 운동의 전면에 나선 이시카와 유미는 다음달 '이웃집 송씨' 사진전의 일환으로 열리는 토크세션에서 위안부 문제에 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이웃집송씨 사진전 트위터 캡처) 2019.6.18/그린포스트코리아
일본 ‘쿠투’ 운동의 전면에 나선 이시카와 유미는 다음달 '이웃집 송씨' 사진전의 일환으로 열리는 토크세션에서 위안부 문제에 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이웃집송씨 사진전 트위터 캡처) 2019.6.18/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형수 기자] 여성들에게 일터에서 하이힐을 신으라고 강제하지 말라는 ‘쿠투(KuToo)’ 운동이 일본에서 탄력을 받고 있다. ‘쿠투’ 운동 전면에 나선 이시카와 유미는 다음달 위안부 문제에 관한 의견도 내놓을 전망이다. 

18일 현재 후생노동성에 기업이 하이힐 착용을 강제하는 것을 금지해달라고 요구하는 인터넷 청원에는 약 2만9000명이 서명하며 지지를 보내고 있다. '쿠투' 운동을 시작한 이시카와 유미는 이 청원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하는 글에서 “하이힐은 무지외반증을 일으키고, 발에서는 피가 나며, 허리에 부담이 가는 등 건강에 악영향을 초래한다”며 “그럼에도 여자들은 그게 매너라며 하이힐 착용을 강요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시카와 유미는 이어 여성에게 하이힐 착용을 강제하는 문화의 문제점으로 △직장이 같고 직무내용이 같음에도 성별에 따라 허용되는 복장이 다른 점 △효율이 나쁜 데다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음에도 매너를 우선하는 점 등 두 가지를 꼽았다.

지난 3일 후생노동성에 청원서를 제출했음에도 이시카와 유미가 제안한 청원에 지지의사를 밝히는 이들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서명한 동참한 숫자가 1만9000명을 밑돌았던 이번달 초에 비하면 1만명 가까이 늘어났다.

지난 5일 중의원 후생노동위원회에 참석한 네모토 다쿠미 후생노동상이 내뱉은 발언을 향한 반발이 ‘쿠투’ 운동을 지지하는 형태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네모토 다쿠미 후생노동상은 ‘하이힐 착용을 강제하는 기업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사회 통념에 비춰봤을 때 업무상 필요하거나, 이에 상당하는 범위 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빈축을 샀다. 

반면, ‘쿠투’ 운동을 대상으로 한 백래시(사회‧정치적 변화에 대해 나타나는 반발 심리 및 행동)도 SNS 상에서 이어졌다. ‘쿠투’ 운동 전면에 나선 배우이자 작가 이시카와 유미의 과거 경력을 걸고 넘어지는 트롤링(공격적인 댓글을 다는 행위)이 주를 이룬다. 그라비아 모델로 활동하며 누드사진을 찍은 이시카와 유미가 ‘쿠투’를 앞세워 이름을 알려 득을 보려 한다는 따위의 루머 등을 퍼뜨리는 것이다.

이시카와 유미는 연이은 백래시에도 꺾이기는커녕 위트있게 받아치며 ‘쿠투’ 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시카와 유미는 지난 13일 본인의 트위터 계정에 “솔직히 나의 에로사진을 공격해준 덕분에 누드 관련 일을 하기가 더 쉬워졌다”며 “‘나는 누드 사진을 찍는 게 좋다’는 의사를 표명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주고 태그도 만들어주니 좋다. 이제 거리낌없이 벗으려 한다”고 글을 남겼다. #フェミニストが脱いじゃだめですか(#페미니스트는벗으면안됩니까)는 해쉬태그도 달았다.

여성의 권리 향상을 위해 나선 이시카와 유미의 행보는 ‘쿠투’에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이시카와 유미는 다음달 21일 도쿄에서 열리는 ‘이웃집 송씨’ 사진전의 일환으로 개최될 토크세션에 참석해 위안부 문제에 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이웃집 송씨’ 사진전은 16세에 중국으로 끌려가 7년 동안 일본군 위안부로 고통받았던 송신도 할머니 관련 사진을 전시하며 위안부 문제를 향한 관심을 넓히기 위해 기획된 행사다. 이시카와 유미는 논픽션 작가 가와타 후미코와 일본군 위안부에 관해 이야기하며 새로운 세대가 짊어지고 가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이시카와 유미는 “위안부 문제는 오늘날의 성폭력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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