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넘게 피해 지속...심지어 영종도·강화도까지 사태 확대

이번 적수 사태로 인해 설거지와 식재료 손질을 생수로 하는 인천 시민들이 많다.
이번 적수 사태로 인해 설거지와 식재료 손질도 생수로 하는 인천 시민들이 많다.

[그린포스트코리아 송철호 기자] 인천광역시 서구에서 시작된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와 관련 원인을 찾아 신속하게 대응을 했어야 하는 인천시, 환경부 등 관련 당국이 보름 넘게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영종도와 강화도까지 사태가 확산되고 있어 위기관리 능력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실시된 풍납취수장, 성산가압장 전기설비 법정검사 실시 과정에서 서구 지역의 수질문제가 발생했다. 또한 인천시가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 등 전문가와 함께 논의한 결과 영종지역도 이번 수계 전환의 영향으로 수질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영종지역은 수계전환 과정에서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역방향으로 공급된 상수도 일부가 유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영종 지역에 대해서도 서구와 동일하게 정부합동조사단과 함께 원인조사를 실시하고 소화전방류·수질검사 시행·저수조 청소 등 수질개선 조치를 할 것”이라며 “미추홀 참물 등 음용수 지원을 하는 등 주민 불편 해소를 위해 노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인천 강화교육지원청은 강화군 초·중·고교 11곳과 유치원 1곳에서 적수가 의심된다는 보고가 들어왔다고 지난 14일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강화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가 현장에서 실시한 간이 수질검사에서는 탁도나 잔류 염소 농도 등이 기준치에 적합한 것으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교 대부분은 급식을 중단했을 정도로 상황이 검사결과에서 나온 기준치와는 다르게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이미 보름을 넘긴 이번 적수 사태는 지난달 30일 인천 서구에서 처음 시작했다. 이어 중구 영종도로 확산되더니 강화도 초·중·고교를 비롯해 심지어 유치원에서도 적수가 의심된다는 보고가 들어오고 대부분의 학교 급식이 중단되는 상황까지 오는 동안 인천시와 환경 당국이 제대로 된 대응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인천 서구 약 8500가구, 영종도 약 250가구가 실질적인 적수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돼 파장은 식을 줄을 모른다.

환경부 역시 여전히 원인조차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풍납취수장, 성산가압장 전기설비 법정검사 실시 과정에서 서구 지역의 수질문제가 발생했다고 추정하는 정도다.

오히려 환경부가 인천시 수돗물 속에 떠다니는 검은색 알갱이를 유해 요소로 지목해 식수는 물론 빨래에도 부적합하다는 ‘사용불가’ 판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는 논란에 대해 해명하기 바쁜 상태다.

이 논란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인천시 수돗물에 대해 음용이나 빨래 부적합 판정을 내린 사실이 없다”며 “현장조사에서 실시한 간이수질검사에서도 탁도, 철, 망간, 잔류염소 농도가 기준치를 만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사건 발생 초기 ’검은 알갱이가 다량 섞인 수돗물이 기준치를 충족하므로 음용하거나 빨래를 하라고 하는 것은 시민들의 상식과 맞지 않는다는 것’을 얘기한 것”이라며 “이는 현장 확인을 통해서 실제 주민들이 음용이나 빨래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서 인천시의 초기 대응을 지적한 것으로, 현재 인천시 수돗물은 사고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과장된 논란에 대한 해명이긴 하지만 여전히 환경부가 별다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인천시 등 지자체 대응과 사실 발표에 그대로 의존하는 모양새까지 보이고 있어 이 적수 사태가 보름이나 지속된 상황에서 최고 환경 당국의 대응치고는 상당히 소극적으로 보인다.

인천시에서 적수 피해를 직접 겪고 있는 류모(48)씨는 “적수 피해가 이렇게 장기화될 줄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관련 당국은 이번 사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하고 특히 해결 이후에는 인천시 서구 적수 피해 발생에 책임이 있는 공무원 및 관련자를 엄중 처벌하고 수돗물 적수 사태에 대한 원인 규명과 배상에 대해서도 확실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song@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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