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지 내 규모 1310m 천연석회동굴 발견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들 보존 대책 마련 요구

환경단체들이 지난 1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공사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한국환경회의 제공) 2019.6.12/그린포스트코리
환경단체들이 지난 1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공사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2019.6.12/그린포스트코리

[그린포스트코리아 이재형 기자] 녹색연합과 한국환경회의, 그린피스, 기후솔루션 등 환경단체들이 지난 1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여 안정산동굴의 보호를 위해 삼척화력발전소의 공사 중단 및 정밀조사를 요구했다.

환경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2GW 삼척 포스파워 1, 2호기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사업 부지에 환경영향평가와 문화재지표조사가 놓친 천연석회동굴 2개가 있다”며 환경부와 문화재청에 공사 중단 명령을 촉구했다. 또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해 문화재 조사와 보전방안의 공동수립을 주장했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안정산동굴 2개는 작년 8월과 11월 발전소 건설부지에서 발견됐다. 공사 중 모습을 드러낸 터라 인허가과정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

환경단체들은 안정산동굴의 잠재가치가 건설 인허가 당시 문화재(자연유산)평가등급인 ‘나’등급을 상회해 지금이라도 즉각 공사를 중단하고 보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올해 3월 제출된 한국동굴연구소의 ‘포스파워 삼척화력발전소 건설사업 부지 내 동굴에 대한 기초조사 보고서’에는 ‘발전소 부지 내 두 번째 동굴의 규모가 1310m 이상이며 가치도 매우 높다’는 연구결과가 수록돼 있다. 동굴수의 용식 및 침식작용에 의한 ‘동굴 미지형’이 천장, 벽면, 바닥에 매우 발달해 학술적, 문화적 가치가 매우 높다는 것이다.

환경단체들은 이날 "인허가 과정 자체가 졸속이었다"며 쓴 소리를 쏟아냈다. 지반조사에서 대상 사업지 전체가 아닌 절반만 조사를 진행했기 때문에 지정문화재급 동굴을 놓쳤다고 지적했다. 또 문화재청도 문화재지표조사 때 사업지 절반이 누락된 영향평가에 대해 보완 요구를 했더라면 이런 사태를 초래하지 않았을 것이라 꼬집었다.

아울러 이미 부실조사로 인해 안정산동굴이 훼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초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안정산동굴2의 내부에 공사 발파에 의한 동굴생성물 및 동굴미지형의 균열이 발견됐다는 전언이다. 

환경단체들은 공사의 즉각 중단과 부실 환경영향평가와 문화재 지표조사에 대한 보완 조치를 요구했다. 특히 이번 문제를 초래한 환경부와 문화재청이 직접 나서 책임을 다하라고 강조했다.

배보람 녹색연합 전환사회팀장은 “부실한 영향 평가를 협의한 환경부, 문화재 정밀조사를 해야 하는 문화재청이 나서서 공사 중단을 명령하라”면서 “이것이 최소한의 절차적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이고, 상식에 맞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silentrock91@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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