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미생물 분리·탐색 위한 종 자원확보 경쟁 치열
미생물, 환경과 상호작용...환경 따라 독특한 미생물 발생

수도권 매립지 토양시료의 세균별 상대적 풍부도(자료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수도권 매립지 토양시료의 세균별 상대적 풍부도(자료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송철호 기자] 환경에 따른 미생물은 생물자원으로서 상당히 중요하다. 미생물이 고부가가치 자원이기 때문이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최근 생활, 건설 등의 폐기물을 처리하는 수도권매립지 토양에서 세균 5189종의 유전자 정보를 확보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자생생물 조사‧발굴사업의 하나로 올해 1월부터 최근까지 ‘오염토양 서식 원핵생물의 다양성 조사 및 미발굴종’을 탐색하고 있다. 이 사업의 결과로 수도권 매립지 토양에 사는 세균 정보를 유전자 수준에서 확보한 것이다.

미생물은 현재 생명공학 산업에서 이용되고 있는 핵심소재 중 하나다. 세계 각국은 고부가가치 신기능 미생물의 분리·탐색을 위해 미생물 종 자원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가간 경쟁도 상당히 치열해지고 있다.

미생물은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환경에 따라 독특한 미생물이 발생하고 적응해 살고 있다. 특히 오염 등 극한 환경의 미생물들 중 일부는 그 환경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추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연구진은 이번에 수도권매립지 토양에서 확인한 세균 서식 정보를 토대로 미생물 발굴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향후 유용 미생물의 발굴 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산‧학‧연 등 연구자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이병윤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연구부장은 “폐기물 매립지가 인류의 새로운 에너지 연구를 위한 소중한 생물자원들이 발생하는 곳일 수 있다”며 “앞으로도 국가 생물자원의 가치 증진을 위해 다양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 유용 미생물자원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수도권 매립지 시료채취 지역(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수도권 매립지 시료채취 지역(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토양은 미생물자원의 보고

국립생물자원관은 토양 1g당 세균 104~106종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과학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구상에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체 미생물 종의 약 1% 미만만 발견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토양이 ‘미생물자원의 보고’로 불리는 것이 무색한 상황이다.

결국 생물자원의 발굴·확보 이전에 국내에 서식하는 미생물의 현황 파악은 국가생물자원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43개국 160개 연구소 500여명의 연구원으로 구성된 국제 연구컨소시엄인 ‘지구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는 약 30만종의 미생물에 각각 일종의 ‘신분증’을 부여하고 이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2017년 11월에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보고한 바 있다.

이처럼 새로운 자생 생물자원을 발굴하고 잠재적인 가치를 밝혀내는 일은 국립생물자원관의 가장 큰 임무로 우리나라 토양에 서식하고 있는 세균의 마이크로바이옴 정보는 특정 미생물 및 이의 전략적 발굴을 위한 기초자료 또는 지역별 세균의 서식 특성 연구에 이용될 수 있다.

또한 국립생물자원관은 지속적으로 축적되는 국내 서식 미생물의 마이크로바이옴 정보 및 발굴되는 미생물자원들을 산학연 등 관련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할 계획이다.

한편, 현재 수도권 매립지 토양에는 월등한 비율로 차지하는 우점 속(屬)은 없으나 일반적인 토양환경에서 발견하기 힘든 스핑고모나스(Sphingomonas, 최대 8%), 하이드로제니스포라(Hydrogenispora, 최대 5%), 메틸로박터(Methylobacter, 최대 4%), 아스로박터(Arthrobacter, 최대 4%), 리소박터(Lysobacter, 최대 4%) 등의 구성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song@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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