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환경칼럼] 최태원의 '승부수'는 성공할 것인가
[뉴스펭귄 환경칼럼] 최태원의 '승부수'는 성공할 것인가
  • 김기정 / 발행인
  • 승인 2019.06.07 16:4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제공=SK]
[사진제공=SK]

 

  SK 최태원 회장이 ‘사회적 가치’를 전파하기 위해 부산하다. 서울에서 사회적 가치 축제(SOVAC·Social Value Connect)를 연 지 일주일 만에 베트남으로 날아가서는 베트남 총리와 베트남 1,2위 민영기업 총수들을 붙들고 사회적 가치 설파에 목청을 돋우었다. 최 회장은 베트남 1위 민영기업 회장에게는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함께 만들어 내자고 했고, 베트남 총리에게는 환경산업 발전 지원을 약속했다. 또 그동안 SK와 베트남 사이에서 일궈낸 비즈니스 성공모델 이상의 성공스토리를 만들어가기로 세 사람이 손을 맞잡았다고 한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SOVAC2019를 열어 사회적 가치 구현이 그룹 경영의 핵심임을 재차 천명했다. SOVAC2019에는 당초 SK측 예상참석인원을 크게 뛰어넘는 4600여명이 참석해 흥행에도 성공했다.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환영사에서 사회적 가치가 시대의 대세임을 확인했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최 회장이 경영의 화두이자 동력으로써 사회적 가치를 본격적으로 주창한 것은 지금부터 2년이 조금 안 된 2017년 8월이다(SK홈페이지 참조). 최 회장은 이 해 8월21일부터 24일까지 그룹 임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포럼(‘이천포럼’)에서 “제품과 서비스에 사회적 가치를 더하지 않고는 더 이상 생존이 어려운 시대”라며 “미래에는 사회적 가치 창출이 존경 받고 사랑 받는 기업이 되는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018년 1월 신년회에서 “경제·사회적 가치 함께 추구하는 New SK 원년을 만들자”고 역설한 뒤 줄곧 사회적 가치에 매진해 왔다. 숨 가쁘게 달려온 끝에 마침내 SOVAC으로 화룡점정에 성공했다면 바로 직전에 발표한 사회적 가치 환산 측정 수식(이른바 ‘최태원 공식’)은 분위기 조성용으로 그만이었다. 지금껏 SK가 사회적으로, 특히 환경적으로 지속가능성을 저해하는 일을 얼마나 저질러 왔는가는 “사회적 가치가 대세이고 우리는 여기에 목숨 걸었다”는 외침에 모두 묻혀버리기에 충분했다.  

  명색이 환경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최 회장의 사회적 가치 주창은 백번 환영해도 모자랄 일임이 분명하다. 사회적 가치는 사회문제를 해결했을 때 나타난 성과를 지칭하는 것이며, 환경문제는 사회문제 가운데서도 해결에 따른 성과의 질과 양이 상대적으로 월등하다. 따라서 최 회장이 사회적 가치 창출을 경영의 화두로 삼았다는 것은 앞으로 SK가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에 다름 아니니 이 보다 좋은 소식이 어디 있는가. 이를 확인시켜주겠다는 듯, SOVAC 직후에 SK에너지가 친환경사업장 조성에 2500억원을 추가 투입키로 하는 등 SK그룹 계열사들의 친환경 행보가 속도를 내고 있다. 조금만 더 탄력이 붙으면 SK는 원래부터 환경친화적 기업이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서운 집중력이다. 

  하지만 최 회장의 사회적 가치 추구에 장밋빛 기대만 담겨 있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최 회장의 '승부수'가 제대로 착근되어 확산하려면 그것을 받아줄 토양이 있어야 하건만 우리 경제사회의 현실은 아직 거기에 미치지 못한다. 환경문제만 하더라도 지구의 지속가능성이라는 큰 가치에는 공감하면서도 '나 하나쯤이야' 하는 게 현실의 삶이다. 최 회장이 사회적 가치를 잣대로 계열사 경영을 평가하겠다고 팔을 걷어붙여도 그룹의 개별 기업들과 수도 없이 얽혀 있는 협력사들, 그리고 그 협력사들의 협력사들까지 공감대 위에 함께 서서 실행에 옮기지 않는 한 실질적인 효과를 담보하기 어렵다. 자칫 '보여주기 식'으로 끝날 수도 있다는 염려가 그래서 나온다. 최 회장의 진정성이 일각에서 의심 받고 있다는 점도 먼길을 가야 할 최 회장과 SK로서는 부담이다. 최 회장의 승부수가 어떻게 전개될 지 이래저래 관심거리다. 

management@green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