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공공에너지 R&D 컨퍼런스’ 정책 세미나 열려
임춘택 에기평 원장 “기술이 권력, 에너지는 지식산업”

[그린포스트코리아 서창완 기자]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달 9일과 15일 두 차례 위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그나마 만들어 낸 에너지가 ‘원전’이라고 했다. ‘탈원전’을 망국행 급행열차쯤으로 보는 그는 한국이 2004년 7월부터 15년째 석유와 천연가스를 생산하고 있는 건 몰랐던 모양이다. 95번째로 산유국이 된 한국은 울산 앞바다에서 소량이나마 ‘에너지’를 뽑아 올리고 있다.

팩트는 틀렸지만 시대를 거슬러 올라갈수록 황 대표의 말은 가치가 높아진다. 과거 에너지 분야는 지정학적 영향을 많이 받았다. 땅 파서 석유 나오는 나라가 힘이 셌다. 현재도 산유국은 다량의 값싼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위치에 서 있다. 다만, 예전만큼은 아니다. 에너지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임춘택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장이 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1회 공공에너지 R&D 컨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서창완 기자) 2019.6.6/그린포스트코리아
임춘택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장이 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1회 공공에너지 R&D 컨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서창완 기자) 2019.6.6/그린포스트코리아

임춘택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장은 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1회 공공에너지 R&D 컨퍼런스’에서 “이제 기술이 권력인 시대, 에너지는 지식산업이 됐다”고 밝혔다. 정책 세미나 첫 번째 순서로 단상에 오른 임 원장은 ‘글로벌 에너지 전환과 대한민국의 선택’이라는 주제로 글로벌 재생에너지 시장과 전망 등을 발표했다.

임 원장이 준비한 지난해 1월 블룸버그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세계 재생에너지 신규투자는 매년 370조원 규모로 일어나고 있다. 2017년 세계 에너지 투자 규모는 재생에너지 발전이 약 351조원, 원전은 약 20조원 수준이다. 세계 시장에서 재생에너지 설치용량은 이미 2012년부터 비재생에너지 앞질렀다. 세계 전기 에너지원별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기준 25%다.

국내로 고개를 돌려보면 재생에너지 시장은 아직 초라하다.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7년 기준 7.6% 정도밖에 안 된다. 반면 국가별 에너지 소비량은 7위, 1인당 소비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에너지 중 대외 수입에 의존하는 비중도 94%나 된다. 

임 원장은 “중국만 해도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27% 수준으로 이 추세대로라면 10년 정도 뒤면 중국발 미세먼지 영향도 내려갈 것”이라며 “에너지를 산업의 일부분으로만 볼 게 아니라 중요 안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재생에너지 분야는 걸림돌이라고 평가받던 가격 부문에서도 기술개발을 통한 경쟁력을 확보해 가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지난 2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간한 ‘세계 에너지 전망 2018’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재생에너지의 균등화 발전비용(LCOE)가 5년 동안 크게 하락했다.

LCOE는 서로 다른 발전원의 경제성을 비교하고자 초기자본투자비, 자본비용, 연료비, 운전유지비, 탄소가격 등의 직접 비용과 할인율을 고려해 추정한 전력생산비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에서 2017년까지 태양광 발전의 LCOE는 약 65%, 육상풍력 15%, 해상풍력은 25% 하락했다. 태양광은 초기투자비 감소, 풍력은 성능향상에 따른 이용률 개선이 주효했다.

재생에너지 LCOE는 앞으로도 하락할 전망이다. 주기도 5년에 절반 수준 하락에서 3년에 절반 정도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임 원장은 “기술로 에너지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 우리의 강점인 기술력으로 지금부터 에너지 전환에 힘쓰면 30년 이내 에너지 자주 국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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