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미세먼지연구센터’ 설립 등 다양한 친환경 경영
철강업계, 재활용에 자신감...철강 부산물 중 99% 재활용

1972년 6월 5일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 세계 최초의 환경회의인 유엔 인간환경회의가 열렸다. ‘오직 하나뿐인 지구’라는 슬로건을 건 이 회의에 참석한 113개국 대표는 환경 문제를 범지구적인 차원에서 해결하자는 취지로 ‘인간환경선언’을 채택했다. 이를 기념해 6월 5일은 ‘세계 환경의 날’이다. 인류가 오랜 세월 살고 있는 지구 환경에 대해 항상 관심을 가져야겠지만 환경의 날을 맞이하면서 새삼 더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최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이 발표한 ‘국민환경의식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75.4%는 ‘환경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 또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환경문제로 ‘대기질(미세먼지, 오존 등) 개선’(33.6%)을 꼽았다. 국민들의 환경에 대한 인식수준이 점차 높아지고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다. 환경의 날을 맞아 국내 산업계를 이끄는 ‘철강’과 ‘석유화학’ 산업계의 ‘환경오염 사례’와 ‘친환경 경영 사례’ 등에 대해 총 3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철강업계는 철강 부산물(대부분 철스크랩, 철강슬래그) 중 99%를 재활용하고 있다. (송철호 기자) /그린포스트코리아
철강업계는 철강 부산물(대부분 철스크랩, 철강슬래그) 중 99%를 재활용하고 있다. (송철호 기자) /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송철호 기자] 철강업계는 이산화탄소 등의 온실가스 저감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설비투자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환경부 기준 대기오염물질 배출 3위(광양제철소, 1만9668톤)와 4위(포항제철소, 1만7314톤)에 각각 이름을 올린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기업들은 미세먼지, 온실가스 등의 저감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철강기업들은 미세먼지, 온실가스 등의 저감기술 패러다임 자체의 전환을 도모하고 있다. 최근 대기오염 배출 이슈의 중심에 있는 포스코는 포스코그룹의 기술연구소 역할을 하고 있는 RIST(포항산업과학연구원)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세먼지연구센터’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철강업계 빅2 중 하나인 현대제철도 2021년까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현재의 50% 이상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2017년 기준 현대제철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2만1849톤으로 2년 연속 전국 1위를 차지했다. 현대제철은 대기오염물질 발생을 줄이기 위해 저질소 무연탄 사용을 확대하고 집진설비 효율을 향상시킨다는 방침이다.

철강업계는 철강 부산물(대부분 철스크랩, 철강슬래그) 중 99%를 재활용하고 있다. 철강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철강부산물은 약 3200만톤으로 우리나라 전체 사업장 폐기물 발생량의 23.4%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활용률은 상당히 중요한 요소다.

철강인들의 화합을 위해 매년 개최하는 올해 ‘철강사랑 마라톤대회’에서 한국철강협회는 재활용률이 가장 높은 소재인 철강의 친환경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철은 재활용이 가능한 소중한 자원입니다’라는 주제를 내걸 정도로 철강업계는 재활용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최정우 한국철강협회장은 지난 4일 열린 제20회 철의 날 기념식에서 “통상마찰과 더불어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미세먼지로 인해 철강산업에 대한 환경개선 요구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우리 철강업계는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 정책에 적극 동참해 2021년까지 대기방지시설에 1조5000억원 이상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특히 “원료의 투입, 제품의 생산 및 사용, 폐기 등 전 과정을 통틀어 철이 가장 친환경적인 소재라는 것을 보다 적극적으로 알릴 것”이라며 “철강산업이 신뢰받는 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을 경주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제20회 철의 날 기념식(사진 한국철강협회 제공)
제20회 철의 날 기념식(사진 한국철강협회 제공)

실제로 포스코가 자체 개발한 친환경 슬래그시멘트 ‘포스멘트’가 지난해 128만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함으로써 환경보전뿐만 아니라 해양생태계 복원 등 순환경제에 앞장서고 있는 사례도 있다.

지난달 23일 포스코에 따르면 슬래그는 용광로에서 쇳물을 만들고 남은 부산물이며 철 1톤을 만들 때 약 600∼700㎏의 슬래그가 발생한다. 포스코는 슬래그 재활용 확대를 위해 10여년간 단계적 연구과정을 거쳐 지난 2012년 친환경 시멘트인 ‘포스멘트’를 개발했다.

포스멘트는 지난해 249만톤이 생산됐으며 이를 통해 128만톤의 온실가스가 감축된 것으로 보고 있다. 철강 부산물을 재활용한 것은 물론 온실가스도 대거 감축하면서 철강산업의 대표적인 친환경 경영사례로 남게 됐다.

아울러 슬래그 사용 비율을 높이면서도 물리적 성질을 개선한 포스멘트는 내염해성과 내구성이 우수하고 시멘트가 물과 결합할 때 발생되는 수화열(水和熱)이 낮아 콘크리트 균열을 줄일 수 있다.

이에 주로 매스콘크리트, 해양콘크리트 등으로 사용되며 인공어초를 만드는 포스코의 바다숲 조성사업에도 활용되고 있다. 슬래그에는 칼슘과 철 등 해양생태계에 유용한 미네랄 함량이 높아 인공어초를 만드는데 적합하다.

포스코가 추진하는 바다숲 조성사업은 철강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의 기능성을 활용해 환경보전뿐만 아니라 해양생태계 복원과 이산화탄소 감소에도 기여해 세계자연보전총회(WCC)와 세계지속가능발전협의회(WBCSD)에서 우수사례로 소개된 바 있다.

이처럼 포스코는 생산의 전 과정에서 사용되는 원료와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하는 라이프사이클(Life Cycle) 접근방식을 기반으로 철강제품의 친환경 경쟁력 향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밖에 최근 세아창원특수강은 소형압연 가열로의 연소·제어 시스템을 개선하고 소재 표면 온도 측정 카메라 및 스마트 팩토리 개념의 레벨2를 도입해 소재 가열 품질 향상 및 에너지 비용 15% 이상의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미 2014년 광양 4열연 가열로 3기에 해외기술 수입을 통해 E.C.S 방식을 적용, 연간 50억원 수준의 원가를 절감한 바 있는 포스코도 2017년 포항 1열연, 광양 3열연 가열로 추가 투자를 통해 연간 100억원 수준의 비용절감 효과를 추가로 얻고 있다.

동국제강 당진공장에서 지난 7일 김지탁 동국제강 당진공장장(앞줄 왼쪽에서 5번째)과 김효정 환경부 통합허가제도 과장(앞줄 왼쪽에서 4번째)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통합환경허가 수여식을 진행하고 있다. (동국제강 제공)
동국제강 당진공장에서 지난달 7일 김지탁 동국제강 당진공장장(앞줄 왼쪽에서 5번째)과 김효정 환경부 통합허가제도 과장(앞줄 왼쪽에서 4번째)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통합환경허가 수여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동국제강 제공)

또한 동국제강 당진공장이 철강업계 최초로 ‘통합환경허가’를 획득한 사례도 있다. 통합환경허가는 환경오염시설 관련 7개 법률 및 10개 인허가를 통합 관리하는 제도로 철강업종은 2021년 말까지 반드시 환경부로부터 허가를 취득해야 한다.

동국제강 당진공장은 지난해 4월부터 철강업 실행협의체로 활동하면서 공정별 통합허가 시범사업에 참여해 통합공정도, 배출영향분석, 물질수지 산정 등 사전협의를 통해 철강업종의 표준을 만들어 왔다.

이런 준비과정을 바탕으로 동국제강 당진공장은 외부 전문컨설팅의 도움 없이 자체 역량으로 허가를 획득, 철강업계 ‘통합환경허가 1호’ 사업장이 됐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결국 산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수익성이 확보된 환경친화적 경영”이라며 “다양한 설비 기술 개선과 합리화를 통해 온실가스 저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더 나아가 에너지 비용 등을 절감해 수익성까지 확보하겠다는 것이 철강업계를 비롯한 산업계의 핵심 기조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song@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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