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성장 5개년 계획 이어 제3차 에기본에도 '제도 도입 검토' 포함돼

국회 토론회에 참석한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청개구리 가면을 쓰고 기업 PPA 도입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사진 그린피스 동아시아 서울사무소 제공)
국회 토론회에 참석한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청개구리 가면을 쓰고 기업 PPA 도입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사진 그린피스 동아시아 서울사무소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이병욱 기자]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4일 정부가 확정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이하 에기본)에 ‘재생에너지 기업 전력구매계약(PPA) 도입 검토’ 내용이 포함된 것과 관련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린피스는 이날 "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위한 정부의 결정을 적극 환영한다"며 "기업 PPA가 ‘검토’ 단계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 이행될 수 있도록 정부의 실효성 있는 제도 설계와 조속한 도입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에기본'은 향후 20년 동안의 에너지 확보 및 공급을 대비해 정부가 5년 주기로 수립하는 국가 최상위 에너지 계획이다. 3차 에기본(2019∼2040)은 재생에너지 비중은 늘리고 석탄 및 원자력 발전 비중은 크게 줄이는 것이 골자다.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30~35%까지 확대한다. 향후 수립할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등을 통해 발전 비중 목표를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그린피스는 "'기업 PPA 도입 검토’가 지난 5월에 발표된 녹색성장 5개년 계획에 이어 이번 에너지기본계획에도 명문화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특히 이번 계획은 주무 부처인 산업부에서 수립한 것으로 향후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나 제5차 신재생에너지기본계획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기업 PPA는 대규모 전력 소비 기업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장기간(5~20년) 고정 가격에 계약을 맺고, 전력을 공급받는 방식이다. 기업은 에너지 연료비 변동과 관계없이 안정적인 가격으로 전력을 공급받고, 발전사업자는 장기간 고객을 확보해 대규모 발전 설비에 투자할 수 있다. 기업의 재생에너지 전력 구매 계약이 신규 재생에너지 설비의 실질적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업의 재생에너지 전력 구매가 활발한 미국과 유럽뿐만 아니라 중국, 대만,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도 적극적으로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심각해지는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전 세계 전력의 85%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생산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선 온실가스 배출 및 기후 변화에 대한 책임이 큰 한국(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7위)을 비롯한 선진국은 205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목표로 해야 한다. 또한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전 세계 전력 소비의 3분의 2가량을 차지하는 기업의 재생에너지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전 세계 재생에너지 확대를 이끌고 있다. 현재 전 세계 176개 기업이 100% 재생에너지 사용 목표를 세우고 있다. 지난해 이 기업들이 기업 PPA를 통해 구매한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은 13기가와트(GW)에 이르며, 앞으로 이 용량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린피스 관계자는 "정부는 기업 PPA 제도를 통해 국제 사회에서 요구하는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의무를 실현하고 빠르게 변해 가는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면서 "산업부가 실효성 있는 기업 PPA 제도를 도입할 때까지 캠페인을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wookle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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