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은 인력 이동...'정상적 공채','의도적 유출'

김 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27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는 모습(회사 제공)
김 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27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는 모습(회사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양승현 편집위원] 김 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27일 기자간담회를 자청,대부분의 시간을 전기차 배터리 사업 설명에 할애한 것은 LG화학이 미국에서 제기한 소송건에 대해 강력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업계는 인식하는 분위기다.

'안타깝다'는 표현이 함축한 의미가 글로벌 경쟁시대를 맞아 두 회사가 여러가지 문제들을 함께 잘 풀어나가야 함에도 한 마디로 LG측의 최근 행태가 유감스럽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는 것.

정유 및 석유화학산업이 주업인 SK이노 총괄사장이 '하루 24시간 배터리만 생각합니다"라고 전제한 후 지난 1분기 회사 매출의 1%에 불과한 이 부분을 성장,발전시켜 2025년 '글로벌 톱 3'로 도약시킨다는 포부를 밝히는 데서 보듯 '회사 주력 매출' 변경을 대내외에 공식화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에대해 LG측은 다른 회사의 경영 전략 변화는 상관할 일도 아니고 관심도 없지만 그 과정에서 SK측이 보인 태도가 기업간 금도를 깼다는 강한 불신감과 불쾌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국내 1위 배터리업체인 LG화학이 지난달말 자동차배터리 관련 핵심 기술을 유출했다며 SK이노를 상대도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양사간 전쟁이 시작된 것도 근본은 시각차이다.

LG측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SK배터리관련제품의 미국내 수입 금지를 요청하는 한편 전지 사업 미국 법인이 있는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영업 비밀 침해 금지 및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던 것은 한 마디로 SK측이 LG측의 핵심인력을 빼 가면서 영업 비밀을 유출했다는 것이 골자였다.

소송이 제기되자 SK측은 "왜 국내 이슈를 갖고 해외에서 소송을 제기하느냐, 국익훼손 아니냐"며 LG측을 공격했다.

LG측은 이달 2일 "핵심기술과 인재를 빼간 것이 진정한 국익훼손"이라고 다시 공격했고 SK측은 다시 "공채로 사람을 뽑아오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느냐"고 맞선 상태에서 27일 SK측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된 것.

업계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SK측으로 자리를 옯긴 LG화학 전지사업본부 인력은 76명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사업 추진에 새로운 인력이 필요한만큼 정상적인 채용 절차를 통해 인력을 충원했다는 SK측 주장과 회사가 공들여 키운 수십명 인력을 한꺼번에 데려가는 것이 의도적인 '사람빼가기가 아니면 뭐냐는 양사의 격해진 감정까지 겹쳐 좀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나 되어야 미국에서 ITC나 법원의 판결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굴지의 두 국내 대기업간 싸움은 결과에 관계없이 상당한 상처만 서로 남게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yangsangsa@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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