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시민행동, 22일 ‘한빛원전 1호기’ 폐쇄 촉구 기자회견

탈핵시민행동은 22일 서울 광화문에서 ‘무면허·무사안일 사고, 한빛 1호기 문 닫아라’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창완 기자) 2019.5.22/그린포스트코리아
탈핵시민행동은 22일 서울 광화문에서 ‘무면허·무사안일 사고, 한빛 1호기 문 닫아라’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창완 기자) 2019.5.22/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서창완 기자] “방사능 물질 유출이 없어서 안전하다고 한다. 음주운전 했으면 사고 안 나도 범죄다.”

탈핵시민행동은 22일 서울 광화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빛원전 사태에 대한 한국수력원자력과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대응을 촉구하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전남 영광군 한빛원자력발전소 1호기는 지난 10일 오전 10시 30분쯤 측정시험 시작 1분 만에 원자로 열 출력이 제한치인 5%를 훨씬 넘어 18%까지 올라갔다. 제어봉 제어능력 측정시험 중 벌어진 일로 전날 재가동 승인을 받은 지 하루 만에 생긴 일이다. 사고 발생 1시간 전에는 일부 제어봉 편차를 발견해 문제를 감지했음에도 출력을 높여 문제를 키웠다.

운영지침 상 원전 정지 조치를 취해야 했는데도 12시간 가까이 멈추지 않고 0% 출력 상태를 유지하거나 무면허 작업자가 제어봉을 조작했다는 점도 지적받았다. 한수원은 출력이 25%가 되면 원자로가 자동정지 된다는 등 문제없다는 식의 해명을 내놓으면서 안전불감증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상희 녹색당 탈핵특별위원장은 이번 한빛원전 사태가 오래전부터 예견된 일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기준 한빛 1호기와 2호기 격납건물에서는 각각 14곳, 18곳의 공극이 발견됐다. 원자로 격납건물은 원전 핵심설비인 원자로와 원자로 냉각재계통이 설치된 콘크리트 건물이다. 콘크리트 벽체와 내부 강철판이 사고가 발생했을 때 방사성물질의 외부 누설 및 누출을 방지하는 다중방호벽이다.

이상희 녹색당 탈핵특별위원장이 22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무면허·무사안일 사고, 한빛 1호기 문 닫아라’는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창완 기자) 2019.5.22/그린포스트코리아
이상희 녹색당 탈핵특별위원장이 22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무면허·무사안일 사고, 한빛 1호기 문 닫아라’는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창완 기자) 2019.5.22/그린포스트코리아

이 위원장은 “수십 개의 구멍 중 심지어 지름 2m가 넘어서 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 만한 크기도 있다”면서 “올해 초에는 다른 곳도 아닌 핵발전소에서 2번이나 화재가 발생한 곳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한빛원전이라는 명명 자체가 바로 잡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광 원전은 한빛, 울진 원전은 한울이라 부르는 게 지역에 원전이 있다는 사실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핵발전소는 안에서 무슨 일들이 벌어지는 지 우리가 알 수 없기 때문에 더 불안하고 위험한 문제”라면서 “한수원에 일차적 책임이 있지만, 발전소마다 주재관을 파견해 놓고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원안위도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한빛원전 1호기 안전 문제는 원전 산업계 전체 중 일부에 불과하다고도 지적했다. 실제로 한빛 4호기에서는 1호기와 2호기 합한 것보다 많은 44곳의 공극이 발견됐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원전 가동률을 높이는 것보다 앞서야 할 게 안전이라고 말했다. 원전 가동률을 높이는 만큼 원전이 혹사돼 원전 노후화가 가속화한다는 설명이다. 국내 대부분의 원전이 20년을 넘은 만큼 더 안전에 치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양 사무처장은 “탈원전 때문에 가동률이 떨어진 게 아니라 원전이 노후화해 가동률이 떨어진 것”이라며 “이번에도 원전을 바로 멈추지 않고 핵분열이 일어나는 상태인 0% 출력을 12시간 가까이 유지한 건 가동률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방사능물질 유출이 없어서 안전했다는 입장에도 우려를 표시했다. 양 사무처장은 “안전장치가 있다고 해도 실수가 생기고, 판단 미스나 자연 재해, 기계 오작동 등이 겹친다면 큰 사고가 될 수 있는 것”이라며 “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인적 실수를 최소화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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