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환경오염 유발과 탄소배출 등으로 사회에 피해 줬다” 평가
최태원 회장, 임원평가에 사회적 가치 평가 항목 50% 이상 반영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 첫 번째)이 새로운 성장 전략으로 제시한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한 성장’의 현장 SK에너지 울산CLX VRDS 신설 현장을 방문해 구성원들을 격려하고 안전시공을 당부하고 있다. (사진 SK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 첫 번째)이 새로운 성장 전략으로 제시한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한 성장’의 현장 SK에너지 울산CLX VRDS 신설 현장을 방문해 구성원들을 격려하고 안전시공을 당부하고 있다. (사진 SK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송철호 기자] SK그룹은 지난 21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재무제표를 기업별로 공개하는 것처럼 사회적 가치 역시 기업별로 공개할 것”이라면서 그룹 내 대표 3개 계열사의 사회적 가치를 밝혔다.

SK그룹이 경영활동에 따른 사회적 가치를 스스로 측정한 결과, SK이노베이션 1조1610억원, SK텔레콤 1조6520억원, SK하이닉스 9조5197억원으로 나타났으며 이 계열사들이 대체로 환경오염 유발과 탄소배출 등으로 인해 사회에 이익 보다는 해를 끼쳤다고 자평했다.

이에 SK그룹의 주력 계열사들이 향후 어떤 ‘친환경 경영’ 활동으로 사회적 가치를 높여 나갈지, 그리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추구하는 가치경영을 얼마나 충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그룹 임원평가에 사회적 가치 평가 항목을 50% 이상 반영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실제로 SK그룹은 이 같은 사회적 가치측정 결과를 매년 계열사별로 공개하고 경영핵심평가지표에 50%를 반영하기로 했다. 하지만 △소비자 피해 관련 사건·사고 △지배구조 개선성과 △법규위반 사항 등은 객관적인 측정법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SK는 밝혔다. 

◇경제적·사회적 가치 창출 동시 추구

SK는 사회적 가치 창출을 새로운 경영전략으로 추진함으로써 사회 구성원들로부터 견고한 지지를 받고 이를 통해 이해관계자들의 행복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SK는 사회적 가치를 △DBL 추구를 통한 BM 혁신 △기업 자산의 공유 인프라 전환 △사회적 기업 생태계 조성으로 구분해 실현하고 있다.

우선 DBL(Double Bottom Line) 추구는 경영 활동 전반에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창출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SK는 DBL 추구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담아낼 수 있는 형태로 비즈니스 모델(Business Model, BM)의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다음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SK는 190조원에 달하는 유무형의 기업 자산을 많은 사회 구성원들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공유 인프라로 전환하는 실험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이제는 본격적인 실행에 나설 때라고 판단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SK는 사회적 기업 생태계 조성에 힘쓰고 있다. 이 중 사회성과인센티브(Social Progress Credit, SPC)는 사회적 기업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진행하고 있는 SK의 대표적인 실험이다. SPC는 사회적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화폐로 환산해 이에 상응하는 ‘현금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프로젝트로, 사회적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경제적 가치로 교환해 주는 ‘가치전환’ 또는 ‘가치교환’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이밖에 SK는 다양해지는 사회 문제 해결과 예방을 위해 사회적 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사회의 빠른 변화 속에서 효율적이고 유연하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사회적 기업들이 더 많아지기를 기대하며 무엇보다 이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친환경 연료유 생산설비 VRDS...대표적 ‘환경 SV’ 사례

SK는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계열사별로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SK주식회사는 ‘자발적인 자원봉사 문화 정착 노력’, SK이노베이션은 ‘사회적 기업 육성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 SK텔레콤은 ‘ICT 역량을 활용한 사회 가치 창출 프로그램’, SK네트웍스는 ‘사회적 가치 창출 비즈니스 모델 구현을 통한 저소득층 생활 환경 개선 기여’ 등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2017년 11월부터 1조원 이상의 대규모 자본이 투입돼 SK에너지 울산 CLX 내 약 8만3967m²(약 2만5400평) 부지에 건설 중인 친환경 연료유 생산설비 VRDS 현장은 SK의 경영 화두인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한 BM 혁신과 성장을 상징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 공장은 일평균 38개 협력업체에서 온 2000여명의 인력이 투입돼 바쁘게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공사는 이미 공기를 2개월 단축해 60% 가까운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공사가 마무리 되는 2020년 4월까지 연인원 76만5000여명이 투입되는 대규모 공사다.

SK에너지 모기업인 SK이노베이션의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리포트에는 SK의 선제적인 친환경 연료유 생산을 위한 투자가 사업 가치를 크게 높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국제해사기구 IMO(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에서 연료유 황 함량을 2020년 1월부터 3.5%에서 0.5% 이하로 규제하는 것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가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 내고 있는 것이다.

최태원 회장은 “VRDS에 대한 투자는 환경 SV(Social Value, 사회적 가치) 추구를 통해 저부가 고유황 연료유의 레드오션에서 벗어나 고부가 저유황 연료유로 전환하면서 시장을 선도해 일자리 창출, 기업가치 제고 및 성장까지 이끌어 가는 블루오션 시프트의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며 “SK그룹이 추진하는 SV에서 환경이 차지하는 분야가 큰 만큼 성공적으로 진척시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SK에너지가 투자하고 있는 VRDS 생산시설은 △황함량을 0.5% 이하로 대폭 낮춘 친환경 연료유 생산 △공장건설 및 운영을 위한 일자리 창출 △차별적 우위의 기업가치 제고 △이를 통한 성장동력 확보 등 1석 4조의 현장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한편, SK에너지의 VRDS가 완공되면 국내 1위의 저유황 연료유 공급자로 도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song@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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