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161km, 높이 9m 예정...멕시코 접경 애리조나,캘리포니아주

미국정부가 멕시코 접경 야생동물보호구역에도 장벽을 설치하기로 하면서 환경단체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본사 DB)
미국정부가 멕시코 접경 야생동물보호구역에도 장벽을 설치하기로 하면서 환경단체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본사 DB)

[그린포스트코리아 양승현 편집위원] 멕시코와의 국경에 난민 봉쇄용 장벽 건설을 진행중인 미국이 국립공원과 야생동물보호구역에까지 장벽을 쌓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미 국토안보부는 14일(현지시간) 미-멕시코 국경에 추가 장벽을 건설하기 위해 환경법 등 여러 관련 법규에 대한 면책권을 행사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애리조나주의 오르간 파이프 선인장 국립공원과 275종의 야생동물이 서식하는 카베자 프리에타 국립 야생동물보호구역에 장벽을 비롯해 도로, 조명 등의 구조물을 설치할 수 있게 됐다는 것

국토안보부는 이날 발표에서 새로 건설할 장벽의 위치와 규모를 정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미국 최대 환경단체인 생물다양성센터(CBD)는 장벽이 애리조나주와 캘리포니아주에 걸쳐 총 약 161㎞ 길이로 설치될 것이라고 전했다.

애리조나주에 들어설 장벽의 높이는 9m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금은 차량의 통행을 막을 목적으로 허리 높이 정도의 울타리만 설치돼 있다.

생물다양성센터를 비롯, 장벽 건설을 막기 위해 소송까지 벌였던 환경보호단체들은 이번 방침이 국립공원과 보호구역 내 환경과 생태계에 큰 해를 끼칠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 단체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는 기본적인 환경법과 공중 보건법을 무시하면서 보호구역에 끔찍한 국경장벽을 설치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앞서 지난 2017년 환경보호단체들은 국토안보부에 환경규제를 면제해주는 것이 불법이라며 소송을 냈지만, 이듬해  연방지방법원은 면제 조항이 헌법상 문제가 없다며 국토안보부의 손을 들어줬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텍사스주의 리오그란데 밸리의 야생동물보호구역에도 장벽을 건설하기 위해 기초 공사를 끝마친 상태로 이 과정에서 메스키트나무·뽕나무·팽나무 등 새들이 둥지를 트는 서식지가 대거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yangsangsa@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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