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경운동연합 ‘들숲날숨 그린뮤직 챌린지’
‘오늘의 날씨' 싱어송라이터 이여름 인터뷰

서울환경운동연합의 ‘그린 뮤직 챌린지’는 뮤지션과의 협업으로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프로젝트다. 한 앨범에 10곡씩 총 10집을 내는 것이 목표다. <그린포스트코리아>는 이에 동참한 뮤지션들을 찾아 나섰다. 이들의 개성있는 노랫말과 멜로디에 녹아든 환경보호 메세지를 공유해본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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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느낌이 묻어나는, 아늑하고 따뜻한 감성의 싱어송라이터 이여름.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오늘의 날씨를 마주할 때, 절망하거나 불행해지지 않으면 좋겠어요.”

싱어송라이터 이여름은 미세먼지로 뒤덮인 하늘을 이야기하는 노래 ’오늘의 날씨‘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깨끗한 하늘이나 푸른 나무, 꽃 등을 보고 있으면 모든 것이 정화되는 것 같다"며 "이렇듯 참 소소하지만 특별한 행복을 빼앗기고 싶지 않다"고 했다.

미세먼지가 굉장히 심했던 날, 옥탑방 창문을 연 이여름이 마주한 세상은 여전히 ’꿈속‘ 같았다. 재앙 수준의 미세먼지가 서울의 풍경을 마치 꿈처럼 흐릿하고 몽롱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이씨는 “불안정하고 희끄무레한 우리의 미래를 보여주는 듯했다”면서 “자연스레 한숨이 나왔는데 그 한숨마저도 미세먼지가 낀 한숨이었다. 긍정적이고 희망에 찬 생각을 하고 싶었는데도 그렇게 잘 되질 않았다”고 말했다.

“어차피 이게 꿈이라면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와줘”

’오늘의 날씨‘엔 의식적으로라도 희망을 잃지 말자는 그의 의지가 녹아있다. 물론 맑게 갠 하늘이 돌아오는 일은 각 개인의 의지와 기원만으로 되는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여름은 “적어도 마음가짐의 문제에 있어선 얼마든지 긍정적 태도로 살아갈 수 있으니, 이 곡을 들으면서 환경문제의 심각성과 더불어 잠시나마 편한 마음을 갖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금산에서 태어나 매일같이 냇가를 건너 등교를 하고,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짓던 아버지 밑에서 자연스레 환경을 ’생각하는 법'을 배웠다. 여름엔 냇가 바위에서 다이빙도 하고, 벌에도 쏘이고, 등굣길에 만나는 꽃도 한참 들여다 보곤 했던 그는 “무엇보다 생명체를 죽이면서 농사를 짓고 싶지 않다는 아버지의 뜻을 통해 환경을 소중히 하는 마음과 자연을 보면서 느끼는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로 올라온 후 이여름은 스무살 때부터 해오던 음악을 그만두고 ’인생‘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그저 책을 읽고 의견을 나누는 시절이었지만 덕분에 환경에 대해 더욱 깊게 생각해보게 됐다”며 “나란 사람의 인생, '나'는 누구인지, 내 고유성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고민으로 시작했던 인생공부는 결국 환경도 ’고유성‘을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과 연관있다는 것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그가 얘기하는 고유성은 각자 타고난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살 때 실현되는 것으로, 이를 억지로 바꾸려고 하거나 외면하려고 해선 안 된다. 그는 “그 자리 그곳에 있어야 할 생명을 제거해버리는 일도 결국 이들의 고유성을 무시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여름에게 환경은 절망하지 않아야 피어나는 꽃이다. 미세먼지로 꿈인지 현실인지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현실이지만 부정적인 사실은 받아들이고 인정하되, 희망만은 잃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땐 조바심을 내기보다 여유를 갖고 돌아가고 또 돌아가다 보면 결국 원하는 세상이 펼쳐지기 마련이라는 것.

그는 “대단한 영향력을 준다거나 사회에 큰 변화를 불러올 생각으로 ’들숲날숨‘ 프로젝트에 참여한 건 아니다. 그저 이런 노력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아주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으로 참여한 것”이라며 "내가 아버지의 행동을 통해 자연에 대한 애정을 키웠듯, 이 세상 어딘가엔 자연을 위한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계속해서 보여준다면 이들의 목소리가 큰 울림이 되는 날, 희뿌연 하늘이 파랗게 물드는 날이 마침내 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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