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년만에 다시 모습 드러낸 '야생늑대'
140년만에 다시 모습 드러낸 '야생늑대'
  • 권오경 기자
  • 승인 2019.05.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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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현지 생태운동단체, 암컷 늑대 두 마리 서식 확인
축산농가들 가축 피해 우려..."프랑스 사례로 균형점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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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줄로만 알았던 야생늑대가 네덜란드에 ‘정착’한 사실이 밝혀졌다.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사라진 줄로만 알았던 야생늑대가 네덜란드에 ‘정착’한 사실이 밝혀졌다.

영국 BBC방송은 대부분 유럽 국가에서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 야생늑대가 140년 만에 네덜란드에서 서식중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늑대들은 네덜란드와 국경을 맞댄 독일에서 잠시 건너왔다가 다시 살던 곳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15년부터는 네덜란드에서 늑대 목격담이 이어졌다. 현지 생태운동단체 '프리네이처'(FreeNature) 등 생태학자들이 네덜란드 벨루어지역에 출몰한 암컷 늑대 두 마리의 발자국과 배설물로 DNA를 추적한 결과에 따르면 이 중 한 마리는 이 지역에서 6개월가량 머문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최소 한 마리의 암컷 야생늑대가 현지에 '정착'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같은 지역에서 수컷 늑대도 발견됐기 때문에 수개월 내에 하나의 늑대 무리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생태학자들은 앞서 발견된 두 마리 암컷 늑대 중 다른 한 마리의 흔적을 계속 추적하고 있다.

늑대의 재출현을 환영하는 학계와 달리 축산농가들은 이를 반기지 않는 상황이다.

프랑스의 경우 지난 1992년부터 이탈리아에서 건너와 정착한 늑대의 개체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인근 농가의 가축들이 늑대의 습격을 받는 일이 빈번해졌다. 이에 프랑스 정부는 지난해 2월 늑대의 개체 수를 2023년까지 500마리로 조절하는 '공동 서식안'을 구성한 바 있다. 또한 오는 겨울 이미 늑대 수가 목표치에 도달하거나 이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살처분 비율을 현행 12%에서 17%로 높이는 방안도 제시했다.

지난해에만 700차례의 '늑대 습격'을 받은 프랑스 알프 드 오트 프로방스의 목축업자 시몽 메르뷔유는 늑대 무리가 자신의 염소를 잡아먹는 것을 직접 봤다고 증언했다. 그는 "늑대를 향해 경고사격을 해도 도망치기는커녕 나를 계속 쳐다봐서 아주 놀랐다"면서 "우리는 늑대와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프리네이처의 생태학자 롤런드 베르뮐렌은 “사냥에 능한 늑대는 사람이 기르는 가축을 '정크푸드'라고 여긴다”며 “야생늑대는 야생사슴이나 멧돼지를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네덜란드에는 한 무리에 5~8마리를 기준으로 22개 무리가 서식할 만한 여유가 있다면서 프랑스의 사례를 통해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roma2017@green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