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 "전지구적 문제" 경고…수중기 측정 주파수 대역과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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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대 이동통신기술인 5G 주파수가 인공위성 데이터 관측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5세대 이동통신기술인 5G 주파수가 인공위성 데이터 관측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미국 기업이 사용하게 될 5G 주파수가 기상을 관측하는 인공위성 데이터 수집을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5G 주파수 간섭 논란이 확산되면서 미국과 한국을 비롯해 5G를 이미 상용화했거나 준비하고 있는 국가들은 올해 10월 이집트에 모여 해결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과학자들은 5G 주파수 간섭으로 인공위성 관측 데이터 정밀도가 떨어져 기상예보 등 기후변화와 관련된 연구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오는 12월 사상 최대 규모의 5G 통신 주파수 경매 계획을 발표하자 “5G의 24.25~25.25㎓ 대역이 대기 중 수증기가 복사열을 받아서 내는 전자기파 대역인 23.8㎓에 인접해 있어 수증기량을 측정하는 인공위성 자료 수집을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네이처는 "규제당국이나 통신회사가 주파수 간섭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지구 관측 위성이 대기 중 수증기를 정확하게 감지할 수 없다"며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가 위성 데이터를 토대로 일기예보 모델을 만들고 있는 만큼 기상예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5G 주파수 간섭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위성 중 하나는 유럽우주국(ESA)이 운영하는 `메탑(MetOp)`이다. 메탑은 저궤도 기상관측 위성으로 지구에서 방출되는 열이 갖는 전자기파를 측정해 기온·수증기 등 데이터를 기록한다.

수증기는 23.8㎓ 대역에서 희미한 전자기파를 방출하는데 메탑 위성이 이를 24시간 동안 측정한다. 이 데이터를 토대로 많은 나라가 비나 태풍을 예보하고 기상 모델을 만든다. 김태중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본부장은 "미국 5G 주파수 대역인 24.25㎓와 수증기의 전자기파 대역이 인접해 있다"며 "간섭이 발생하면 5G와 수증기에서 만들어낸 주파수를 구분할 수 없기 때문에 관측값이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운영하는 미국 위성도 마찬가지다. 대기 온도를 측정하는 50.2~50.4㎓, 비나 눈을 관측하는 36~37㎓ 대역도 미국 5G 주파수 대역과 간섭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처는 "미국 날씨가 유럽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미국 위성 데이터가 없으면 유럽 기상예보 정확도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FCC가 설정한 잡음 범위도 논란이다. 주파수 신호가 범위를 벗어나는 잡음은 `데시벨와트(㏈W)`로 표현하는데 작을수록 주변 주파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세계기상기구는 이 값을 -55㏈W로 권장하고 있지만 FCC는 -20으로 제한했다.

현재 한국은 3.5㎓와 28㎓ 대역의 5G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같은 24㎓ 대역 사용에 대해 추가 검토 중이다. 24㎓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게 되면 한국 5G 주파수도 기상예보 관측 데이터 왜곡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행인 점은 이 같은 5G 주파수 간섭 문제가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는 아니라는 점이다. 그러나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통신업계 등 누군가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과학기술정통부도 “인공위성이 관측한 데이터를 전송을 지상으로 전송할 때 고주파로 바꿔서 데이터를 보내는데 신호들이 간섭을 일으킬 소지는 얼마든지 있다“면서 ”지구탐사위성을 활용하는 위성에서 우려를 제기한 것일 뿐 WRC에서 서로 간섭영향이 없도록 하는 기술적 조건에 대한 논의는 현재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오는 10월 이집트에서 세계전파통신회의(WRC-19)가 열린다. 이곳에서 주파수 간섭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4년마다 열리는 WRC는 세계 190여 개국 정부와 민간 관계자들이 모여 전파통신 분야 중요 사안을 결정하는 의결회의로 `전파올림픽`으로도 불린다.

roma201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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