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저류조·수중펌프 등 설치해 ‘전력공급실 무력화’ 예방
임시저류조 규모 한계… 근본 대책은 펌프·관 용량 증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29일 침수 임시 대비책 마련을 위해 환경 적합성을 따지는 지장물 점검 작업을 진행했다. (서창완 기자) 2019.4.29/그린포스트코리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29일 침수 임시 대비책 마련을 위해 환경 적합성을 따지는 지장물 점검 작업을 진행했다. (서창완 기자) 2019.4.29/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서창완 기자]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이하 SL공사)가 장마철 저지대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한 임시 대책을 마련한다.

SL공사는 <그린포스트코리아>가 지난 16일 보도(관련기사: 태풍에 잠기는 ‘쓰레기매립지’… 올해도 ‘무방비’)를 통해 수도권매립지 침수 발생 대책 마련이 미흡하다고 지적하자, 40㎥(톤) 용량의 임시저류조와 15hp(마력) 수중펌프 3대를 설치해 침수 피해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9일 찾아간 수도권매립지 빗물저류조 근처에서는 설비 설치에 앞서 환경 적합성을 따지는 지장물 점검 작업이 진행됐다. SL공사 관계자는 “저류조와 수중펌프 설치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 다음 달 말까지 공사를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시저류조 및 수중펌프 설치는 지난 1월 22일 한국수자원공사와 공동으로 발주해 오는 7월 22일 종료되는 ‘수도권매립지 치수안정성 검토 및 환경오염 방지대책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과 연계해 이뤄지는 임시대비책이다. 용역이 끝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그 이전에 침수피해 방지책을 마련하겠다는 뜻이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지난해 물이 잠기는 피해를 입은 전력상황실 아래 콘크리트로 단을 만들어 높이를 높였다. (서창완 기자) 2019.4.29/그린포스트코리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지난해 물이 잠기는 피해를 입은 전력상황실 아래 콘크리트로 단을 만들어 높이를 높였다. (서창완 기자) 2019.4.29/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해 8월 집중호우로 수도권매립지 펌프장 우수유역 도로 일대와 전력상황실이 물에 잠긴 바 있다. 이 때문에 쓰레기 처리가 늦어지면서 매립지 주변이 폭우와 악취로 큰 피해를 입었다. SL공사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

다만 임시저류조 규모가 너무 작아 저지대 침수를 제대로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SL공사 측은 지난해처럼 전력공급실이 무력화돼 쓰레기 처리가 늦어지는 등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다정 SL공사 기반계획처 주임은 “현재 침수 피해를 최대한 저감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고 있다”면서 “침수를 완벽하게 막으려면 현재 진행 중인 용역이 완료돼 대대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피해를 입은 수도권매립지 전력공급실과 침수피해 임시 대책 시설 예상 설치 지점.
지난해 피해를 입은 수도권매립지 전력공급실과 침수피해 임시 대책 시설 예상 설치 지점.

SL공사에 따르면 임시저류조에 들어갈 수중펌프는 분당 3톤의 빗물을 처리할 수 있다. 완공하면 총 3대의 수중펌프가 시간당 540톤의 물을 바로 뒤편에 있는 4만톤 용량의 빗물저류조로 보내게 된다. 빗물저류조의 물은 SL공사가 운영하는 드림파크 골프장의 용수로 활용된다.

심낙종 SL공사 홍보팀 차장은 “지난해 문제가 됐던 전력공급실의 경우 콘크리트로 밑단을 올리는 등 방지시설을 만들었다”면서 “침수 때도 물이 금방 빠졌던 만큼 (이 시설까지 갖춰지면) 침수피해를 입을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임시시설에 쓰이는 예산은 대략 3000만~4000만원으로 예상된다. 아직 설계 등이 정확하게 나오지 않은 상태다.

아라뱃길과 수도권매립지 사이에 설치된 펌프장 시설과 제원. (한국수자원공사 제공)
아라뱃길과 수도권매립지 사이에 설치된 펌프장 시설과 제원. (한국수자원공사 제공)

SL공사는 이번 대책이 예방보다는 ‘복구’에 방점이 찍혔다고 강조했다. 지난해처럼 심하게 비가 오면 다시 침수될 확률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지난해처럼 전력공급실이 마비되는 사태까지는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침수를 막기 위한 근본 대책은 용역이 마무리돼야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침수된 아라뱃길과 저지대 사이엔 현재 총 6대의 수중펌프(총 6대)가 설치돼 있다. 수중펌프 한 대는 분당 96톤, 시간당 5760톤의 물을 처리할 수 있다. 6대를 합하면 3만4560톤의 물을 시간당 처리한다. 이 펌프는 매립지 쪽의 비를 아라뱃길 쪽으로 빼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펌프와 관의 용량을 증설하는 것이 근본 대책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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