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줌’으로 위기 알려주는 물고기 발견
‘오줌’으로 위기 알려주는 물고기 발견
  • 권오경 기자
  • 승인 2019.04.30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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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 받은 물고기들 ‘똘똘’ 뭉쳐 포식자 회피
낯 익은 집단신호일수록 강력한 단결력 보여
동료가 물고기가 분비한 화학적 경계경보를 감지하고 뭉쳐 대피한 북아메리카 소형 잉어과 어류. 캐서린 페더로프 제공.
동료 물고기가 분비한 화학적 경계경보를 감지하고 북아메리카 소형 잉어과 어류가 대피하고 있다.(사진=캐서린 페더로프)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포식자를 만난 물고기가 화학물질을 분비해 동료에게 경고 신호를 보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동물생태학 저널’은 북아메리카에 서식하는 소형 잉어과 물고기인 패트헤드 민노(학명 Pimephales promelas)를 대상으로 실험을 한 캐나다 연구팀의 연구 내용을 최근 게재했다.

케빈 바이로스-노바크 캐나다 서스캐처원대 생물학자는 “이 물고기는 위험을 느끼면 내빼기, 얼어붙기, 뭉치기 등의 행동을 하는데 이는 포식자에게 잡아먹히는 물고기가 분비한 경고 화학물질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중요한 건 이런 우발적 신호 말고 포식자를 본 물고기가 자발적으로 내보내는 신호도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런 경고 화학신호는 '오줌'을 통해 전달된다. 포식자에게 쫓길 때뿐 아니라 짝짓기 페로몬 방출, 지배 과시, 친족이나 친구 구별도 오줌 신호로 이뤄진다.

연구팀은 패트헤드 민노를 주 먹이로 삼는 강꼬치의 모형을 만들어 페트헤드 민노가 화학물질을 방출하도록 했다. 그리고 화학물질이 들어있는 물을 여러 집단의 물고기에 흘려보내 반응을 비교했다.

이 신호를 감지한 물고기는 한 곳에 몰려 포식자에 대비했다. 연구팀은 물고기들이 얼마나 ‘똘똘’ 뭉치는지를 기준으로 신호의 강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포식자 모형에 놀란 무리가 분비한 물질은 강한 집단을 형성하게 한 데 비해 홀로 놀란 물고기에게서 나온 화학물질은 이렇다 할 반응을 끌어내지 못했다. 이는 홀로 있던 물고기가 신호를 내 봐야 포식자에 쉽게 들킬 뿐이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주변에 누가 있느냐에 따라서도 신호는 달라졌다. 낯 익은 집단의 신호를 감지한 물고기는 강하게 뭉쳤지만, 낯선 물고기의 신호에는 단결력을 보이지 않았다. 연구팀은 “신호는 주로 친한 동료를 향한 것이었던 셈”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로스-노바크는 “이 물고기는 친근한 동료와 함께 있을 때 가까운 물고기끼리 뭉치게 하는 신호를 훨씬 많이 낸다”며 “뭉치는 전략은 포식자로부터 잡아먹히는 것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정 집단의 밀도가 문턱 값 이하로 떨어지면 집단을 지키는 위험 신호가 줄어들어 지역적 멸종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인위적 오염이나 낚시 등 레저활동도 물고기의 위험 신호를 가리거나 흉내 내기 때문에 잠재적으로 물고기의 화학적 경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물고기가 위험을 알리는 화학물질을 어떻게 방출하는지, 그 조성은 무언지, 다른 어종은 얼마나 그런 단서를 이용하는지 등에 관해선 심화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roma201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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