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구상나무, 세석평전이 희망 될까
‘멸종위기’ 구상나무, 세석평전이 희망 될까
  • 서창완 기자
  • 승인 2019.04.22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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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내 세석평전, 구상나무 어린나무 개체수 많아
녹색연합 “향후 10년 내 집단군락 사라질 것” 경고
지리산 반야봉 일대 구상나무 고사지역 모습. (국립공원공단 제공)
2016년 10월 찍은 지리산 반야봉 일대 구상나무 고사지역 모습. (국립공원공단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서창완 기자] ‘고사 위기’에 처한 구상나무가 지리산 내 세석평전에서 다른 곳보다 어린나무가 활발하게 자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2009년 7월부터 최근까지 지리산국립공원 내의 구상나무 생육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세석평전 일대에는 직경 5㎝ 이하의 어린나무 개체수가 1ha당 평균 1000여 그루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에서 서쪽으로 11.6㎞ 떨어진 반야봉은 250여 그루, 서쪽으로 0.7㎞ 떨어진 영신봉은 160여 그루, 북동쪽으로 2.2㎞ 떨어진 장터목은 210여 그루, 북동쪽으로 2.8㎞ 떨어진 제석봉은 70여 그루 등으로 조사됐다.

세석평전의 1ha 당 구상나무 어린나무 개체수가 제석봉에 비해 14배나 많은 셈이다.

국립공원공단 연구진은 이런 차이가 향후 구상나무 숲의 보전과 복원을 위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온 및 토양환경, 바람세기, 서식 동식물 등과 같은 구상나무 주변 생육환경에 대해 면밀하게 조사할 계획이다.

녹색연합은 지난 5일 성명에서 “구상나무 최대서식지인 한라산과 지리산에서 구상나무가 떼죽음을 당해 멸종위기종 등록이 시급하다”며 “10년 안에 구상나무의 집단 군락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세석평전은 지리산 천왕봉에서 남서쪽으로 4㎞ 떨어진 곳에 있는 세석평전은 해발고도 약 1500~1600m에 있는 오목한 산악지역이다. 잔돌이 많은 평야와 같다는 뜻에서 세석평전이란 이름이 붙었다. 경사도 15~20도의 완경사지로 개울이 흐를 정도로 물이 풍부하다. 지난해 평균기온은 약 5.8도이며, 총 강우량은 2974mm이다. 

지리산 전체의 구상나무 서식지는 축구장 6000개 면적인 4180ha다. 최근 반야봉, 영신봉, 천왕봉을 중심으로 구상나무가 고사하고 있으며, 고사목은 1ha 당 50여 그루에 이른다. 

국립공원공단은 2017년부터 구상나무 고사목의 나이테를 분석해 오랜 기간 기후변화에 따른 생육 스트레스가 누적돼 구상나무가 고사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구상나무 고사목 115그루를 분석한 결과 65% 이상이 2010년 이후부터 고사하기 시작했다. 약 70여 년간 생육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생육스트레스의 원인은 구상나무 숲의 급격한 환경변화로 판단된다. 연구진은 기후변화에 따른 봄철 가뭄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주로 해발 1500m 이상의 고지대에서만 자생하는 구상나무는 소나무과 식물로 우리나라 고유종이다. 외국에서는 크리스마스 나무라고 불린다.

오장근 국립공원연구원장은 “앞으로 구상나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생육조건을 찾기 위해 세석평전, 제석봉 등 지리산 일대의 구상나무 숲에 대한 각종 정보를 비교하는 조사·연구를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eotive@green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