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오염도 높아지면 범죄율도 늘어난다?
공기 오염도 높아지면 범죄율도 늘어난다?
  • 권오경 기자
  • 승인 2019.04.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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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공기 오염과 범죄율간 인과관계 주장하는 연구있어
”미래 경찰은 공기 오염도를 범죄 예방 자료로 활용할 것”
공기 오염도 높아지면 범죄율도 늘어난다?
범죄 예방에 도시 구역별 공기 오염도 수치가 활용될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범죄 예방에 도시 구역별 공기 오염도 수치가 활용될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오염도가 가장 높은 곳에 경찰력을 집중 투입할 날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BBC 뉴스는 공기 오염이 높은 범죄율을 초래하며, 정신건강상의 문제·판단 착오·나쁜 시험 성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내용을 종합해 최근 보도했다.

공기 오염으로 인한 건강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매년 700만명의 사망을 초래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신문은 공기오염이 신체 건강뿐 아니라 인지 수행에도 영향을 줘 멀지 않은 미래에 공기오염으로 촉발된 살인범죄 건수를 집계하는 날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런던경제대학 연구원 세피 로스 연구팀은 2011년부터 공기 오염과 인지 수행간 관계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고, 시험당일 오염된 공기가 낮은 시험 성적과 상관관계를 보였다고 밝혔다.

로스의 연구팀은 공기 오염도와 학생들의 시험 성적간 관계를 조사해 가장 오염된 날 평균 성적이 가장 낮고, 가장 깨끗한 날 성적이 더 좋게 나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매일 오염된 공기가 바람에 따라 시내 곳곳으로 퍼져나가는 경로를 추적하기도 했다. 오염된 공기가 이르는 곳마다 범죄율이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다고 로스는 밝혔다.

로스 연구팀은 2018년 연구 범위를 확장해 런던 시내 투표구 600곳의 2년 치 범죄 자료와 공기 오염도 간 관계를 조사했다. 그 결과 빈·부촌 상관없이 오염도가 가장 높은 날 경범죄가 더 많이 일어났다.

중범죄의 경우 로스의 연구에선 확연한 상관관계가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2018년 매사추세츠공대의 잭슨 루 연구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중범죄와 공기 오염도는 긴밀한 관련성을 보인다. 이들이 미국 전역 9000개 도시의 9년 치 자료를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공기 오염도로 과실치사(manslaughter), 성폭행, 강도, 차량 절도, 일반 절도, 폭행 등 6대 범주 범죄의 증감을 예측할 수 있다.

컬럼비아대 매슈 나이델이 2016년 실시한 공기 오염과 생산성 간 관계에 대한 연구에서도 공기 오염이 생산성을 낮춘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어 공기 오염과 인지 수행간 연관성을 뒷받침했다.

런던 킹스 칼리지의 조앤 뉴베리가 지난달 발표한 10대 대상 연구에선 유해한 오염 공기에 노출되면 환청, 피해망상 같은 정신병 증세들을 일으킬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던 캘리포니아대의 다이애나 유난의 연구팀은 청소년 682명을 대상으로 12년간에 걸쳐, 초미세먼지 노출이 시험·숙제 등에서 부정행위, 무단결석, 도둑질, 기물 파손, 약물 사용 등 비행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그 결과, 오염된 환경일 때 학생들이 과제 수행에서 부정행위를 하고 자신들의 수행 결과를 과장하는 경향이 더 컸다.

유난은 "오염이 더 심한 지역의 학생들이 비행을 더 많이 보인다는 결과를 얻어냈다“면서 ”비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모의 교육 수준, 빈곤, 동네 소득 수준 등 사회경제적 요인들을 통제했는데도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 연구들은 전부 인과관계가 아니라 상관관계를 연구한 것이지만 인구, 고용률, 나이, 성별 등 변수를 통제하고도 공기 오염이 범죄율 증가의 주된 예측치가 됐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공기 오염이 범죄나 비행 등 우리의 도덕성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에 대해 유난은 ”오염된 공기에 둘러싸여 있다는 생각 자체가 심리를 불안한 상태로 만들고, 사람을 자아중심적으로 변하게 할 수 있다“면서 ”자아보호를 위한 폭력성이 차분할 때보다 강화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염된 공기는 심리적 영향뿐 아니라 뇌 자체에 생리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뇌에 염증을 불러와 자제력이나 기능 수행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유난은 경고했다.

런던경제대학의 로스 연구원은 공기 오염을 줄이기 위해선 "정부가 해야 할 일도 물론 있지만, 우리 모두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무엇을 구매하고 어떤 이동 수단을 택할 것인지 등 우리가 일상에서 내리는 모든 결정이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더욱 잘 인식해 현명한 선택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oma2017@green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