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업무 했더라면 피해 발생하지 않았을 것" 주장

익산 장점마을 주민들이 18일 전북도청에서 공익감사 청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장점마을주민대책위 제공)
익산 장점마을 주민들이 18일 전북도청에서 공익감사 청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장점마을주민대책위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서창완 기자] 80여명의 주민 중 약 30명이 암에 걸리거나 사망한 전북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 주민들이 전북도와 익산시에 대해 관리·감독 소홀 등을 이유로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기로 했다.

주민과 익산지역 17개 시민단체는 18일 오전 전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익산시와 익산시에 대한 행정감사 권한이 있는 전북도가 주민 집단 암 발생사건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금강농산 비료공장의 관리 감독, 환경오염 방지, 주민 건강 보호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 밝히기 위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이날 “비료공장에 대해 제기한 민원이 번번이 무시되다가 언론 보도, 환경 당국 역학조사 및 토양검사, 환경부 실태 조사 등으로 공장과 주변에서 발암물질과 폐기물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주민들은 허가·관리 감독기관인 익산시와 전북도가 제대로 업무를 했더라면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재철 주민대책위원장은 "주민 1231명이 서명해 공익감사 요건(19세 이상 주민 300명 이상)을 훨씬 넘었다"며 조만간 감사원에 감사요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금강농산은 장점마을 주민들의 암 발병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의심받는 비료공장이다. 주민들은 비료공장이 악취, 폐수, 유해물질 등을 배출해 암을 유발했다고 주장해왔다. 이 과정에서 담배폐기물인 연초박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금강농산은 지난 2008~2015년 퇴비 원료 목적으로 KT&G로부터 연초박 2400톤가량을 위탁받아 처리했다.

실제 올해 환경부 역학조사 결과, 담뱃잎 건조과정에서 발생하는 1급 발암물질인 TSNA(담배특이니트로사민)가 비료공장 일대에서 검출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해 12월로 예정됐던 장점마을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발표를 두 차례 미뤄 5월 중 하기로 한 상태다. 두번째로 연기가 발표된 지난달에는 마을 곳곳에서 검출된 TSNA에 대한 추가조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김선홍 글로벌에코넷 상임회장은 “연초박 공급업체인 KT&G가 아직도 계약상 비밀과 영업비밀의 이유로 연초박의 성분을 공개하지 않고 있고, 행정당국은 수수방관하고 있다”면서 “이번 감사원 공익감사에서 꼭 밝혀야 할 원인규명의 단초”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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