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독 분비하는 침 꽃아 소화효소 주입 후 체액 흡수
서식지 파괴 및 가로등 유인 등으로 ‘멸종위기종’ 지정

‘물장군’ 자기 몸집보다 큰 뱀·거북 잡아먹는다
물에서 사는 곤충인 '물장군'이 자신의 몸집보다 큰 척추동물을 먹잇감으로 삼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물에서 사는 곤충인 '물장군'이 자신의 몸집보다 큰 척추동물을 먹잇감으로 삼는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로써 황소개구리, 새, 포유류뿐 아니라 곤충인 물장군도 새끼 거북의 주요 천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곤충학회가 발간하는 학술지 ‘곤충학’은 포식성 곤충 물장군의 생태를 연구한 오바 신야 나가사키대 교수의 연구 논문을 최근 게재했다.

논문에 따르면 물장군의 먹이 목록엔 개구리, 물고기, 올챙이는 물론 뱀과 거북까지 포함돼 있다.

오바 교수는 2010년 5월 일본 중부지역인 효고현에서 야간 곤충 채집을 하다 수컷 물장군이 남생이를 잡아먹는 모습을 직접 관찰했다. 그는 “길이 5.8㎝의 이 물장군은 길이 3.4㎝의 남생이 새끼를 강한 앞발로 붙잡고, 목에 날카로운 침을 박아 체액을 빨아먹고 있었다”면서 “노린재와 같은 계통인 물장군은 뾰족한 발톱이 달린 앞발로 먹이를 낚아채 신경독을 분비하는 침을 박아 상대를 제압한 후 소화효소를 주입해 분해된 체액을 먹는다”고 설명했다.

당시 거북은 죽은 상태였으며 인근 논의 도랑에서 물장군의 알 무더기가 발견됐다고 오바 교수는 전했다.

그는 이듬해에도 물장군이 살무사를 포식하는 사례를 목격했다. 오바 교수는 “일본 효고현 어느 가정집 정원의 연못에서 물장군이 자기보다 훨씬 큰 살무사를 습격했는데, 뱀은 이 벌레를 떼어내려 완강하게 저항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포식성이 뛰어난 곤충인 물장군도 그러나 최근에는 일본 전역에서 멸종위기에 처한 것으로 드러났다.

물장군은 주로 논에서 살아가는데 농로의 콘크리트화, 농약·제초제 살포 등으로 서식지 생태계가 망가졌기 때문이다.

또한 가로등 불빛에 이끌려 나왔다가 물로 돌아가지 못해 탈수나 차에 치여 죽는 일도 잦아졌다. 

같은 이유로 한국에서도 물장군은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있다.

열대 및 아열대 지방에 서식하는 물장군은 약 150종으로 추정되며, 물벼룩 등 소형 먹이를 주로 먹는 부류와 척추동물을 주 먹이로 삼는 대형 부류로 나뉜다. 한국, 일본, 중국, 대만 등에 서식하는 물장군은 척추동물을 주로 포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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