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분 동안 잠수하는 도마뱀의 비결은?
16분 동안 잠수하는 도마뱀의 비결은?
  • 권오경 기자
  • 승인 2019.04.18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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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방울 만들어 호흡...'스쿠버 탱크'와 유사
美 연구팀 “포식자 피하려는 ‘진화’ 흔적일 것”
코끝부터 눈 위까지 스쿠버 탱크처럼 공기주머니를 장착한 아놀도마뱀의 일종. 호흡할 때마다 팽창과 수축을 되풀이한다. 린시 스워크 교수 제공.
코끝부터 눈 위까지 스쿠버 탱크처럼 공기주머니를 장착한 아놀도마뱀의 일종. 호흡할 때마다 팽창과 수축을 되풀이한다. (사진=린시 스워크 교수)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중앙아메리카의 코스타리카와 파나마에 서식하는 도마뱀인 ‘아놀리스 아쿠아티쿠스’(Anolis aquaticus)의 잠수 비결이 밝혀졌다.

과학저널 ‘파충류학 리뷰’는 약 600마리의 도마뱀을 2년간 관찰한 미국 연구팀의 연구 내용을 최근 게재했다.

연구를 이끈 린시 스워크 미국 뉴욕주립대 빙햄턴캠퍼스 교수는 “이 중 가장 긴 잠수기록은 16분이었다”면서 “이 기록을 세운 성체 수컷도 연구진이 건드려 물 밖에 나왔다”고 밝혔다.

도마뱀이 물속에서 오래 잠수할 수 있는 건 가슴을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호흡법과 이마에 달린 커다란 공기 방울 때문이다. 스워크 교수는 “놀랍게도 이 공기 방울은 가슴과 똑같이 팽창과 수축을 되풀이했다”면서 “이런 식의 호흡법은 장시간 잠수를 위해 사람이 사용하는 스쿠버 탱크와 흡사하다”고 말했다.

공기 방울은 코끝에서 눈위 사이의 이마에 형성됐다. 밑부분은 머리·눈·귀를 포함한 머리 전체를 덮은 얇은 공기막과 연결돼 있었다.

스워크 교수는 “머리와 목에 추가로 공기주머니가 달려 공기 방울에 신선한 공기를 보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공기 방울 속에 내쉰 이산화탄소의 일부는 물속에 녹아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스워크 교수는 도마뱀의 이런 행동이 포식자를 피하려는 진화의 흔적일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물가에 사는 이 도마뱀은 그리 빠르지도 않아 물속으로 뛰어드는 건 아주 훌륭한 도피책”이라면서 “물속에서 몇 분 동안 머물 수 있다면 포식자의 눈앞에서 사라지는 건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roma2017@green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