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한화‧애경 물망… 기업들 ‘신중론’
부채.운용리스비용 등 리스크 ‘부담’

(Pixabay 제공) 2019.04.16/그린포스트코리아
(Pixabay 제공) 2019.04.16/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홍민영 기자]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확실시되면서 누가 새 주인이 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5일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은 긴급 이사회를 통해 매각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매각 주간사 선정, 우선 협상대상자 등 관련 절차가 진행된다.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조 단위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금호산업이 가진 지분(33.47%) 구입비용 5000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 차입금 등을 얹은 가격이다. 인수 후보로 대기업들이 주로 거론되는 이유다. 

가장 유력하다고 점쳐지는 곳은 SK그룹이다. SK그룹은 일찍부터 항공사업에 관심을 보여 왔다. 지난해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설이 제기되기도 했는데, 최규남 전 제주항공 대표를 기업 내 수펙스추구협의회 글로벌 사업개발담당으로 영입하면서 인수설이 더욱 힘을 받았다.

한화그룹도 유력 인수자로 꼽힌다. 한화그룹은 국내 유일 항공기엔진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보유하고 있다. 만약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이들을 연결시키는 방식으로 사업 확장이 가능하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신규 항공사인 에어로K에 일시적으로 투자한 적도 있다. 

신세계그룹도 인수자 후보 명단에 올라 있다. 유통업계 대기업인 만큼 항공업과 연계하면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세계그룹은 2017년 티웨이항공 인수에 나섰다가 포기한 바 있다. 신규항공사인 플라이강원에도 투자한 경험이 있다. 

국내 1위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을 보유한 애경그룹도 인수 후보자 중 하나다. 아시아나항공을 흡수하면 단번에 회사 규모와 가치를 높일 수 있다. 단 중견기업인 만큼 자금 확보가 다소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 외에도 CJ그룹, 롯데그룹 등이 인수 후보로 꼽히고 있다.

​반면, 인수시 부담 때문에 경쟁은 그다지 치열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공시 재무제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7조979억원이고 자본은 1조931억원으로 부채비율은 649.3%에 달한다. 여기에 보유 항공기 60%를 운용리스에 의존하고 있어 리스요금만 연간 3조원 가까이 든다. 19대에 달하는 노후항공기 교체 비용도 만만치 않다. 

인수 후보에 오른 기업들은 하나같이 “기업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 에어서울도 매각 대상에 포함되면서 항공업계 판도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 지분의 44.17%, 에어서울 지분의 100%를 보유하고 있다. 금호그룹은 이들 자회사를 통째 매각하되 인수자가 있을 경우 별도 합의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보다 비교적 작은 규모의 에어부산, 에어서울을 인수하는 기업이 나올 수도 있다.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각각 다른 인수자에게 매각될 경우 국내 항공업계 상황도 변화할 수밖에 없다. 

hmy1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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