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라입깃해파리. (UNIST 제공) 2019.04.10/그린포스트코리아
노무라입깃해파리. (UNIST 제공) 2019.04.10/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홍민영 기자] 여름철 피서객을 위협하는 ‘노무라입깃해파리’의 유전적 구조가 확인됐다. 해파리 대량번식 예방 연구에 청신호가 켜졌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게놈산업기술센터(KOGIC)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과 함께 노무라입깃해파리를 구성하는 유전자 전체 서열과 위치를 밝혀낸 게놈지도를 완성했다고 10일 밝혔다.

해파리는 산호나 말미잘 같은 자포동물(Cnidaria, 독주머니를 가진 동물)이다. 자포동물의 대부분은 어딘가에 붙어살지만 해파리는 유영하며 이동할 수 있다. 급격한 환경 변화에도 잘 적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에서도 노무라입깃해파리는 길이 2m, 무게 200kg의 초대형 해파리다. 한국에서는 남해안에서 자주 발견되며 강한 독을 가지고 있어 어민이나 피서객에 피해를 주고 있다.

2000년 이후 개체수가 빠르게 늘어 현재 약 200억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대량번식의 원인으로는 온난화로 인한 수온 상승과 천적 감소 등이 꼽힌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해파리의 진화적 특성, 해파리의 조직별‧생식단계별 유전자 발현 특징을 밝혀냈다.

해파리의 경우 폴립(Polyp)이라는 부착유생 1마리가 변태와 성장과정을 거쳐 5000마리로 증식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폴립의 변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호전달물질 관련 유전자가 발견됐다. 이는 해파리의 대량번식 예방 연구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해파리가 다른 자포동물보다 분자 수준의 삼투압 제어 기능이 뛰어난 점도 확인했다. 먹이를 잡아먹기 위해 이동할 때 바닷물의 농도가 급격히 변화해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진화한 증거다. 

또한 해파리는 근육수축과 관련된 유전자 개수가 다른 자포동물보다 많았다. 특히 해파리의 운동에 필수적인 메두사머리 부분에서 다량 확인됐다. 

이와 함께 연구진은 노무리입깃해파리 독액의 단백질 유전자 정보 확보도 성공했다. 

이번 연구의 주 저자인 김학민 게놈산업기술센터 연구원은 “노무라입깃해파리 게놈지도는 메두사머리와 촉수라는 ‘구조’, 삼투압 적응과 독을 쏘는 ‘화학적 능력’, 운동 기능이라는 '유전적 특성'이 표현형에도 그대로 남아 있음을 보여줬다”며 “이는 유전형-표현형 결합의 흥미로운 사례로 포식동물로서 해파리의 진화적 특징을 보여줄뿐만 아니라 전 세계 자포동물 연구에 아주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화 센터장은 “해파리의 일부는 수명이 무한대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노화를 되돌리는 ‘극노화’ 연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게놈산업기술센터에서 진행해 온 고래, 호랑이 등의 표준게놈 자료와 함께 극노화를 위한 분자생물학적 연구에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BMC Biology에 지난달 29일 게재됐다.

hmy1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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