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이 건설되는 성산읍 일대. (Pixabay 제공) 2019.04.09/그린포스트코리아
제주 제2공항이 건설되는 성산읍 일대. (Pixabay 제공) 2019.04.09/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홍민영 기자] 국토교통부가 제주 제2공항 관련 용역 중간보고회를 개최할 예정이나 지역 여론이 싸늘하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17일 오후 제주 성산읍체육관에서 중간보고회를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중간보고회는 그간 연구내용과 전문가 자문의견을 통해 도출된 결과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다. 주요 안건은 △제주 항공수요 검토 및 이에 따른 적정한 인프라 계획 △소음피해·환경훼손을 최소화 할 수 있는 활주로 배치 방안 △안전한 비행절차 수립과 성산읍 주변 공역 검토 사항 △공항 건설·운영에 따른 지역 상생 방안 등이다.

이를 통해 국토교통부는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오는 6월 용역을 종료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지역내 반응은 싸늘하다. 

국토교통부는 2015년 11월 성산읍 일부 지역을 제주 제2공항 부지로 선정했다. 그러나 신도리 점수조작 의혹, 선산군공역 문제, 기상 문제 등 각종 문제가 제기되면서 제대로 된 타당성 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지난 2월에는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결과 주민설명회 자리가 주민들과 대책위의 반대로 파행됐다. 주민들의 강경한 반대에 당시 국토교통부 관계자들은 설명회 장소에 들어가지도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또 같은 달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던 주민이 42일간의 단식 끝에 병원에 이송되기도 했다. 

이후 제주도의회가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중단하고 관련 의견을 수렴하는 등 도민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결의문을 채택하면서 이런 비판은 더욱 힘을 얻었다.

고은영 제주녹색당 제주위원장은 “이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중간보고회를 개최한다는 것은 도민 정서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는 반증”이라며 “그동안 제2공항 건설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도민들 대부분이 모른다. 국토교통부는 지금이라도 도민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고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제주도가 공론화를 거부하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9일 제주도의회에서 열린 도의회 임시회에서 공론화를 요구하는 도의원의 제안에 거부 의사를 명확하게 밝혔다.

원 지사는 “제2공항은 도가 정부에 요구해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라며 “이제 와서 제3자 또는 반대 입장에서 공론조사를 하는 것은 기존 도의 입장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반대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고은영 위원장은 “원 지사의 이런 태도는 제주도정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정부에 떠넘기겠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hmy1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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