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거대 풍선 상공에 띄워 실험할 예정...2200억원 투입
탄산칼슘 뿌리면 온도 상승 억제 및 강수량 불균형까지 해결

 
햇빛을 인위적으로 차단해 지구 온도 상승을 막는 ‘태양 지구공학’이 기후변화를 막을 대안으로 떠올랐다.
햇빛을 인위적으로 차단해 지구 온도 상승을 막는 ‘태양 지구공학’이 기후변화를 막을 대안으로 떠올랐다.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햇빛을 인위적으로 차단해 지구 온도 상승을 막는 ‘태양 지구공학’이 기후변화를 막을 대안으로 떠올랐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는 대기에 에어로졸(미세한 입자)을 뿌려 햇빛을 차단하면 지구의 0.4%만 기후변화를 겪을 것이라는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최근 게재했다.

태양 지구공학은 지구 생태계나 기후순환 시스템을 물리·화학적 방법을 통해 의도적으로 조작, 온난화 속도를 늦추는 기술이다.

하버드대 연구팀은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 폭발로 인한 ‘피나투보 효과’에서 이 같은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혔다. 당시 화산 폭발은 2000만톤의 이산화황을 성층권으로 방출했다. 이산화황 입자들이 햇빛을 10% 가려 3년간 지구 평균기온을 0.5도 떨어트렸다.

이와 마찬가지로 대기에 미세한 입자를 뿌려 지구가 태양 빛을 반사하는 비율을 높이면 지구온난화와 온실가스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하지만 환경론자들은 인위적으로 만든 갑작스러운 기후변화가 어떤 부작용을 일으킬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피나투보 화산 분출이 일어난 이듬해 이뤄진 조사에 따르면 남아프리카는 20%, 남아시아 지역은 15%가량 강우량이 줄었다. 일사량이나 온도 변화가 특정 지역에 한해 국지적으로 일어나더라도 지구의 물 순환 시스템은 전체가 바뀌어 강수량이 불균형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지적에 연구팀은 부작용이 없으면서 기후변화를 줄일 수 있는 적정한 수준을 찾는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은 온도에 따른 강수량 변화와 허리케인의 생성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연구팀은 성층권에 탄산칼슘을 뿌려 햇빛을 차단하면 오존층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을 뿐더러 온도 상승을 절반 수준으로 억제하고, 강수량의 불균형도 없앤단 사실을 확인했다. 허리케인의 강도도 85% 이상 상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기후변화의 부작용을 상쇄하면서 지구공학 적용에 따른 부작용도 동시에 줄일 수 있는 열쇠가 '탄산칼슘'에 있었다는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

연구를 이끈 데이비드 키스 하버드대 교수는 올 여름 거대한 풍선을 상공에 띄워 빛을 잘 반사하는 탄산칼슘 미세입자 1㎏을 지상 20㎞ 높이의 성층권에 뿌릴 예정이다. 적도 남위·북위 10도 상공에서 성층권에 탄산칼슘을 뿌리면 대기가 극지방으로 순환하기 때문에 전 지구에 적당한 양이 분포된다. 게다가 성층권에 뿌려진 탄산칼슘은 2년 정도만 잔류하기 때문에 양을 조절하거나 통제하는 일도 가능하다.

성층권에 뿌려진 탄산칼슘 미세입자는 가로 1㎞, 세로 100m의 얼음 반사 층을 만들어 땅에 도달하는 일사량을 차단해 지구를 식히게 된다. 실험 과정에서 연구팀은 지구로 들어오는 햇빛 양의 변화 및 온도 변화를 측정한다. 미세입자와 대기 중 화학물질의 상호작용도 관측해 대기오염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지 알아볼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2000만달러(약 2200억원)가 투입된다.

기후전문가들은 “연구팀의 실험 결과에 따라 향후 지구공학 발전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구공학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마지막 수단’으로 여겨졌으나 점점 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후전문가들도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려는 노력만으론 지구 기후를 이전 상태로 되돌리기에 역부족”이라며 “지구온난화의 속도가 더 빠르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키스 교수는 “온실기체 배출을 제거하거나 줄이는 방법에 비해 변화가 빠르고, 상대적으로 비용도 적게 든다는 것이 지구공학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화학 용액으로 주변 공기에서 직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이산화탄소 포집 제거 지구공학 기술은 가장 값비싼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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