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 학술지 '케미컬와치'에 논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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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제품에 사용되는 대체물질이 비스페놀A(BPA)와 유사한 호르몬 교란 영향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플라스틱 제품에 사용되는 대체물질이 비스페놀A(BPA)와 유사한 호르몬 교란 영향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비스페놀은 대표적인 내분비계 교란물질(환경호르몬)로, 생식 기능에 문제를 일으키고 암이나 비만 등의 질병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전성평가연구소(KIT)와 서울대 보건대학원 등 국내 연구팀은 학술지 케미컬와치(Chemical Watch) 최신호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을 게재했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팀은 플라스틱 대체물질이 신체 발달과 성장, 대사 등에 필수인 갑상선 호르몬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알아보려 인도 원산의 담수어인 ‘제브라피시’를 비스페놀S(BPS), 비스페놀F(BPF), 비스페놀Z(BPZ) 등에 노출시켰다.

관찰 결과에 따르면 대체물질에 노출된 제브라피시의 유생에서 갑상선 호르몬이 증가했다. 갑상선 발달과 갑상선 호르몬의 운반 및 대사에 관련된 유전자의 발현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BPF에 노출된 제브라피시 유생은 부화까지 걸리는 시간이 증가했다. 몸에서 안구가 차지하는 크기의 비율도 감소하는 등 갑상선 호르몬 교란으로 발달과 성장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0.08㎎/ℓ 농도의 BPF에 노출된 제브라피시는 부화하는 데 2.59±0.18일이 소요됐다. 반면 10㎎/ℓ의 농도에 노출된 제브라피시의 부화에는 3.06±0.13일이 걸렸다. 10㎎/ℓ의 BPA에 노출된 제브라피시는 부화하지 않았다.

BPA, BPS, BPZ에 노출됐을 땐 농도와 안구 크기 비율이 큰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으나 BPF의 경우 10㎎/ℓ의 농도에서는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BPS와 BPF가 갑상선 호르몬을 교란하는 현상은 BPA보다 더 낮은 농도에서도 관찰됐다. 이는 대체물질의 갑상선 호르몬 교란 가능성이 BPA보다 더 클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이 때문에 BPA뿐 아니라 대체물질에 대해서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아직까지 국내에는 대체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을 막을 법·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 워싱턴주립대 연구팀은 지난해 9월 국제학술지 커런트바이올로지에 BPS, BPF 등의 대체물질에 노출된 쥐들의 생식기능에 문제가 생겼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연구팀은 “쥐의 정자 수가 줄고, 비정상적 난자가 늘어나는 등의 변화를 관찰했다”고 밝혔다.

roma201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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