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제품보다 25배 높은 '라돈 석고보드' 시중 유통

 

'죽음의 기체'로 알려진 발암물질 라돈(Rn) 방출량이 다른 제품군보다 25배 높은 석고보드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21일 환경부는 정례 브리핑을 통해 "국내 유통 중인 17종의 석고보드에 대한 라돈 방출량을 조사한 결과 ‘인산부산석고’를 재료로 만든 석고보드가 ‘배연탈황석고’로 만들어진 석고보드보다 평균 25배 높은 라돈 방출량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3개의 인산부산석고보드 제품 중 O사의 석고보드 방사능 지수는 국내 환경마크와 유럽연합 등에서 제시한 기준값인 1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환경과학원이 2010년 1월부터 2011년 1월까지 1년간 조사한 결과, 문제의 인산부산석고보드 3개 제품의 평균 라돈 방출량은 0.250Bq(베크렐, 방사능 크기를 나타내는 단위로 1초에 1개의 방사성 붕괴가 일어나는 것을 의미)이었고, 14개 배연탈황석고보드 제품의 평균 라돈 방출량은 0.010Bq로 25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소 라돈 방출량은 인산부산석고보드가 0.171Bq, 배연탈황석고보드는 0.002Bq로 86배 차이. 최대 라돈 방출량에서는 인산부산석고보드가 0.447Bq, 배연탈황석고보드는 0.036Bq로 12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방사능 물질인 라돈은 무색 무취 무미의 기체로 암석이나 토양, 건축자재 등에 존재한다. 호흡을 통해 사람 몸 속에 흡입된 라돈은 알파선을 방출해 폐조직을 파괴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라돈을 흡연에 이은 폐암 유발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으며, 전 세계 폐암 발생의 3~14%가 라돈에 의한 것이다.

미국 EPA(환경보호청)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라돈으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은 연간 2만1천명으로 음주운전(1만7천4백명), 돌연사(8천명), 익사(3천9백명), 화재(2천8백명)로 인한 사망자 수보다 높다.

국립환경과학원 최경희 과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일부 석고보드에서 라돈 등 방사성 물질 방출량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소비자들은 건강과 안전을 위해 석고보드의 재료가 무엇인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심재훈 기자 jhsim1@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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