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매병원 연구진 “손상 피부로 침투해 피부 염증 유발”
“피부조직 정상이더라도 모낭까지 침투한다는 사실 밝혀”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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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포스트코리아 채석원 기자]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무조건 목욕을 하는 습관을 생활화해야겠다. 미세먼지가 손상 피부를 통해 침투해 피부 염증을 유발하며, 피부 조직이 정상인 사람의 모낭에까지 침투하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서울시 보라매병원의 조소연 피부과 교수팀은 미세먼지가 장벽이 손상된 피부를 통해 진피층 안으로 침투해 염증을 유발한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최초로 밝혀냈다고 29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겨울철 서울 시내에서 입자 크기 10㎛ 이하의 미세먼지를 모아 인체 표피의 각질형성세포에 처리했다. 그 결과 미세먼지 용량에 비례해 세포독성이 나타나 피부염증이 증가하고, 세포를 손상하는 활성산소종이 발생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인체 각질형성세포를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세포 내에서 먼지 입자가 발견돼 미세먼지가 피부에 직접 침투한다는 점도 아울러 확인했다.

동물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도출됐다. 털을 제거한 실험쥐를 피부장벽이 정상인 그룹과 손상된 그룹으로 나눠 미세먼지에 노출하는 실험을 실시한 결과, 두 그룹 모두 미세먼지 노출 후 모낭 안에서 미세먼지가 관찰됐다. 특히 피부장벽이 손상된 쥐에선 미세먼지가 각질형성세포를 통과해 표피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관찰했다. 전자현미경을 통해 미세먼지 입자들이 피부 속으로 침투한 점도 확인했다.

연구진은 미세먼지에 반복적으로 노출됐을 때의 영향을 살피려고 실험쥐 피부에 미세먼지를 10회 바르고 조직을 관찰하는 실험도 실시했다. 그 결과 실험쥐 표피가 두꺼워지고 진피 깊은 곳까지 염증세포가 침윤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항산화제를 피부에 도포할 경우에는 염증이 완화된다는 점도 아울러 밝혔다.

보라매병원 측은 “미세먼지 노출이 피부질환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최초로 확인했다”면서 “미세먼지가 손상 피부의 진피 안으로 침투해 염증을 유발한다는 것을 의과학적으로 밝혀낸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미세먼지는 모낭 안까지 침투하기 때문에 피부 장벽이 정상이더라도 미세먼지가 심할 때는 매일 샤워를 해 미세먼지를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특히 “피부 장벽이 약해진 아토피피부염 환자, 당뇨 환자, 노인 등의 경우 미세먼지 노출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논문은 국제학술지 ‘피부과학 저널(Journal of Dermatological Science)’ 게재됐다.

jdtimes@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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