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포스트코리아 채석원 기자] 한반도에서 유래한 균 때문에 전 세계 양서류의 90종이 최근 50년 사이에 멸종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국립대 연구진은 지난 50년 사이 전 세계 양서류 중 적어도 501종의 개체 수가 감소했으며, 이 가운데 124종은 90% 이상 개체 수가 감소g고 90종은 이미 멸종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수많은 양서류를 멸종으로 몰고 간 균은 항아리곰팡이 균이다. 이 균은 와호균, 양서류 호상균으로 불리는 이 단세포성 진균은 양서류 피부의 케라틴을 먹어서 피부호흡을 방해하는 건 물론 키트리디오마이코시스라는 피부병을 유발해 양서류를 죽인다.

항아리곰팡이 균은 1993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처음 발견됐다. 원래 아프리카에서 유래했을 것으로 추정됐으나 연구 결과 한반도에서 퍼진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사이언스는 21개국 38개 연구기관에서 항아리곰팡이 균 시료를 채취해 분석했더니 한국에서 채취한 항아리곰팡이 균의 유전적 다양성이 높았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게재한 바 있다. 관상 가치가 높은 한국의 무당개구리가 반출돼 다른 지역의 토착 양서류에게 병을 옮겼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한반도 양서류는 항아리곰팡이의 피해를 상대적으로 덜 입었다. 오랫동안 이 균에 노출된 탓에 면역체계를 갖추는 쪽으로 진화했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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