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포스트코리아 홍민영 기자] #.서울에 거주하는 입사 2년차 직장인 A씨(20대)는 최근 진지하게 퇴사를 고민 중이다. 원인은 직속 상사와 동료다. 상사는 불필요한 야근을 강요하는 습관이 있고 심지어 업무와 관계 없는 취미나 종교를 권유하기도 했다. 또 동료는 업무 방식이 맞지 않는 것을 핑계로 ‘돌려 말하기’식의 폭언을 퍼붓거나 뒤에서 험담을 했다. 업무가 점점 익숙해지는 것과는 별개로 상사와 동료와의 사이는 점점 틀어져 매일 회사에 가는 것이 고문이었다. 친구들에게 상담을 구하던 A씨는 다들 비슷한 이유로 고민하고 있거나 한 번쯤 고민했다는 것을 알고 안도감이 드는 한편 씁쓸해졌다.
직장인 10명 중 9명은 A씨처럼 퇴사 충동을 느껴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고민은 연봉이었지만 결정적인 ‘한 방’은 상사 등 인간관계 문제였다.
취업 포털사이트 인크루트는 직장인 120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퇴사를 고민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0%가 '매우 그렇다', 41%가 '그렇다'고 답해 전체의 91%를 차지했다. '퇴사 충동을 느껴보지 않았다'는 응답자는 9%에 그쳤다.
퇴사를 고민하는 이유로는 '연봉'(16%‧복수응답)이 첫 손에 꼽혔다. 이어 '상사‧직속상사'(13%), '조직분위기‧회사문화'(13%), '업무'(12%), '복리후생'(10%)이 상위권에 올랐다. 이어 '기타 근무여건'(9%), '동료‧직원들'(7%), '야근'(6%), '출퇴근시간‧거리'(5%), '학업‧진학에 대한 미련'(3%) 등이 퇴사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이밖에 '청년내일채움공제 프로그램 참여거부'(2%)라고 응답도 있어 눈에 띈다.
퇴사 고민 사유 1위는 '연봉'이었지만 '상사와 동료 등 인간관계' 때문이라는 응답을 합치면 20%에 달했다. 대표 갑질, 폭언, 경영진에 대한 불신과 분노, 사장의 직원 감시, 일 못하는 동료, 인력 부족 등 순위권에 오르지 못한 다른 답변을 묶어 봐도 '인간관계'가 가장 큰 문제로 분석됐다.
응답자 중 실제로 퇴사한 직장인의 비율은 25%였다. 나머지 응답자 중 29%는 ‘퇴사 의사를 누르고 다시 일에 전념중’이라고 답했고, 46%는 ‘아직 고민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퇴사한 직장인들에게 가장 결정적인 이유를 물어본 결과, '상사‧대표'가 21%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이는 퇴사고민 이유와도 직결된다. 그 외에도 '조직분위기'(13%), '복리후생 및 기타 근무여건'(13%), '연봉'(12%), '담당업무'(8%), '업무강도'(8%), '동료‧직원들'(8%), '야근 빈도'(5%) 등의 순으로 답했다.
퇴사를 고민했지만 실행사지 못한 이유로는 ‘경력을 쌓아야 해서’가 43%로 1위에 올랐다. 이어 '이직 실패'(13%), '월급이 필요해서'(12%) 등의 순이었다. '동료‧직원들'(7%)과 '직장상사'(3%) 때문에 퇴사를 철회했다는 응답은 소수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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