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환경운동연합, 인천 602가구 생활용품 조사 결과 공개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그린포스트코리아 채석원 기자] 인천의 네 가구 중 한 가구가 기준치 이상의 라돈을 방출하는 생활용품을 보유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라돈은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방사성 물질이다. 다른 지역의 상황도 이와 비슷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방사선 물질인 라돈이 한국인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은 지난해 8월부터 이달까지 생활용품 라돈 측정 사업을 진행한 결과, 4가구 중 1가구가 기준치 이상의 라돈을 뿜는 생활용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21일 밝혔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은 생활용품을 밀폐하고 두세 시간 뒤 대기질을 10분 간격으로 세 차례 측정함으로써 평균 라돈 수치를 산출했다. 그 결과 조사 대상인 602가구 중 160가구(26.5%·180건)에서 기준치(4pCi/L) 이상의 라돈을 검출했다.

기준치 이상 라돈을 검출한 생활용품 중 가장 많은 품목은 침대 메트리스(77건)였다. 한 침대 매트리스에선 기준치 10배의 라돈이 검출되기도 했다. 침대 메트리스의 뒤는 베개(33건), 대리석(22)이 이었다. 일부 소파나 옷장, 화분, 유아패드에서도 기준치 이상의 라돈이 나왔다. 특히 한 가정의 대리석 제품에선 기준치보다 무려 14배나 많은 라돈이 검출됐다.

라돈 생활용품을 가장 많이 만든 나라는 중국(72%)이었고, 그 뒤를 태국·푸껫·홍콩(7%)이 이었다.

라돈은 비흡연 폐암 원인 1위 물질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라돈은 흡연에 이어 두 번째로 폐암을 유발한다. 전세계 폐암의 3~14%가 라돈 때문에 발생하며 라돈이 간접흡연보다 위험하단 내용의 연구 결과도 있다.

라돈 사태가 특히 심각한 건 감마선 노출, 즉 방사능 피폭 문제와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라돈 검출은 감마선 유출을 뜻한다. 알파선인 라돈은 방호비닐 등으로 덮으면 차단할 수 있지만 엑스선인 감마선은 방호비닐을 포함해 거의 모든 물질을 뚫는다. 세포를 파괴해 암을 유발하는 감마선은 어린이와 임산부에게 특히 위험하다. 엑스레이보다 훨씬 위험하다는 주장도 있다.

라돈, 감마선 등이 유독 화강암 대리석에서 많이 나오는 까닭은 화강석에 우라늄과 같은 물질이 많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에서 생산한 대리석에 우라늄이 많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dtimes@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