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때문에 개화시기 40년 전보다 6∼9일이나 앞당겨져

40년 전보다 6일가량 개화 시기가 앞당겨진 산수유.(사진=픽사베이)
40년 전보다 6일가량 개화 시기가 앞당겨진 산수유.(사진=픽사베이)

[그린포스트코리아 채석원 기자]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지난 7일 경칩(驚蟄) 시기에 맛볼 수 있다고 알려진 지리산 고로쇠수액의 출수 시기가 작년보다 무려 열흘 정도나 빨라졌다고 밝힌 바 있다. 봄꽃도 마찬가지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지난달 21일 올해 봄꽃이 지난해보다 10일 정도 빨리 피었다고 밝혔다. 고로쇠수액 출수와 봄꽃 개화가 지난해보다 열흘이나 앞당겨진 것은 올해 날씨가 그만큼 빨리 따뜻해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현상이 최근에만 벌어진 것일까? 그렇지 않다. 국립산림과학원은 2005년부터 올해까지 서울 홍릉 숲의 생강나무, 산수유, 히어리의 개화일 변화를 분석한 결과, 평균 개화일이 생강나무는 3월 15일±4일, 산수유는 3월 21일±7일, 히어리는 3월 28일±6일로 관측됐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40년 전인 1968∼1975년과 비교할 때 생강나무와 히어리는 각각 9일, 산수유는 6일 정도 앞당겨진 것이다.

이처럼 봄꽃 개화 시기가 앞당겨진 것은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은 개화 전 월평균 기온이 1도 증가함에 따라 생강나무 개화일은 평균 2일, 히어리 개화일은 평균 3일, 산수유 개화일은 평균 4일 정도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구온난화 징후는 봄꽃 개화 시기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한반도 날씨가 전반적으로 따뜻해지면서 열대과일 생산이 급증하는 것에서도 기후변화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열대과일 생산량은 1074톤으로 전년(769.6톤)보다 52.5%나 늘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열대과일 재배면적이 2014년 1345㏊에서 2016년 1407㏊로 늘었다고 밝혔다.

한라봉의 재배지가 제주에서 전남 고흥과 나주 등으로 북상하고 있으며, 사과 주산지가 대구에서 훨씬 북쪽인 강원 영월과 평창 등으로 대체되고 있다. 기후 전문가들은 이렇게 가다간 사과나 포도를 북한에서 수입하는 시대를 맞을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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