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진단 중국발? R&D도 ‘중국행’ 된다"
"미세먼지 진단 중국발? R&D도 ‘중국행’ 된다"
  • 서창완 기자
  • 승인 2019.03.20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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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서 환경 R&D 발전방향 정책포럼 열려 
환경분야 수요는 ‘규제’…정확한 ‘진단’ 필수

[그린포스트코리아 서창완 기자] 환경 기술개발(R&D) 분야가 발전하려면 환경 문제의 ‘진단’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획부터 연구·평가까지 적은 인력풀에서 해결하는 폐쇄성이 환경 R&D의 핵심 문제라는 인식은 학계·정부·기업 모두 대체로 공감했다. 공공재 성격이 강한 환경 분야의 수요 창출은 결국 ‘규제’라는 데도 의견이 모아졌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주관으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환경 R&D 발전방향 정책포럼’이 열렸다. 이날 행사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김학용(자유한국당)·이상돈(바른미래당) 의원과 환경부가 공동 주최했다.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환경 R&D 발전방향 정책포럼’ 토론회에서 장재연(가운데) 아주대학교 교수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서창완 기자) 2019.3.20/그린포스트코리아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환경 R&D 발전방향 정책포럼’ 토론회에서 장재연(가운데) 아주대학교 교수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서창완 기자) 2019.3.20/그린포스트코리아

이날 사회를 맡은 장재연 아주대학교 교수(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현재 가장 큰 현안인 미세먼지 문제도 중국에서 오는 거라고 진단하면 R&D 방향이 중국 모델링으로 가게 된다”며 “정부가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고 구체적 방향을 설정할 수 있을 만큼 실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1992년 G-7사업으로 시작된 환경 R&D 분야 예산은 10년 단위로 꾸준히 증가했다. 시작단계 10년간 1809억원이었던 자금 규모는 내년까지 계획된 ‘차세대 에코이노베이션 기술개발사업’에 1조5530억원으로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예산은 증가했지만 연구 여건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장재연 교수는 “기획부터 평가까지 비슷한 사람이 돌아가면서 하는 게 아니라 명확한 연구 지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10년 전에도 했는데 바뀐 게 없다”면서 “기획과 연구가 분리되도록 충분한 인재가 양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치용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정책위원 역시 “외국의 한 환경 R&D 수상 프로그램에서는 환경공학자가 아닌 사람이 2년 연속 상을 받았다고 한다. 우리도 다른 분야에서 환경 분야를 개발할 수 있는 체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이 20일 ‘환경 R&D 발전방향 정책포럼’에 앞서 축사를 하고 있다. (서창완 기자) 2019.3.20/그린포스트코리아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이 20일 ‘환경 R&D 발전방향 정책포럼’에 앞서 축사를 하고 있다. (서창완 기자) 2019.3.20/그린포스트코리아

토론회 끝까지 자리를 지킨 이상돈 의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예산이 엄청난 건 사실이지만, 환경 R&D 예산도 적은 건 아니다. 기상청이나 환경부가 돈을 잘게 쓰기 때문에 부담도 적고 결과도 안 나오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특히 “클린디젤 정책 때 만든 기획과제를 지금도 하고 있다”면서 “관련 부처 정책 담당자들이 사전 평가와 사후 기획 등을 전문적으로 관장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공재적 성격 때문에 사업화와 산업 육성이 힘든 환경 분야에서는 규제가 수요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치용 정책위원은 “규제기준을 국제 표준으로 설정해 정부 규제가 기술개발과 함께 상호작용하는 방향이 돼야 한다”면서 “이 문제를 주도할 환경부가 일관성 있는 데이터 수집과 실태·조사 기록을 강화해 기초 연구를 가능하게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장기복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본부장도 기술에 대한 조사 기능이 부족하다는 점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비개발적 기술 현황, 기존 기술 활용도, 시장 동향 흐름 등의 기초 자료를 살필 전문 기능이 부족하다는 설명이 따랐다.

장기복 본부장은 “인력 확충이 어려운 만큼 인공지능(AI) 기반 빅데이터를 개발하는 식으로 새로운 데이터 기술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기술을 인증해도 수요가 많지 않아 환경기술 연구자들이 빠지는 어려움을 해결하려면 환경부 외 타부처와의 연계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평가 인력 역시 환경기술로만 제한하지 말고 기존 사업들과의 연계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세훈 현대자동차 상무는 사업화를 하려면 세계 최고 기술이 돼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면서 현대차 수소연료전지 기술도 2003년부터 시작해 10년이 걸렸다고 덧붙였다. 김 상무 역시 환경 R&D 분야 인력이 폐쇄적이라는 데 공감했다.

김세훈 상무는 “미국에너지부(DOE) 정부과제는 공개적으로 평가를 한다. 세계적인 석학들이 초대되니 돈을 내고라도 가서 듣는다”면서 “우리는 과제·심사 인력을 몇명이서 짬자미로 하는데 인력과 능력이 부족하면 외국 사람이라도 수출해서 써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유럽 수소연료전지 분야 연구에는 130개 기업이 참여하고, 일본 정부 과제 인력을 보면 토요타 직원이 태반”이라며 “우리나라는 현대차가 하면 형평성 어긋난다고 하는데, 역량이 부족하면 외국 전문가라도 불러서 써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폐쇄적 R&D 극복 방안으로 대학·산업체 등과의 소통 활성화를 꼽았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는 환경부뿐 아니라 전문가와 관련 산하 기관 정책 검증 등으로 2중·3중의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금한승 환경부 환경경제정책관은 “과거 불미스러운 일이 많아서겠지만 요즘 R&D 과정에 공무원 참여가 원천 배제돼 정책 타당성을 얘기할 구조가 안 돼 있다”며 “환경 R&D뿐 아니라 전체 R&D 시스템의 개혁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환경 R&D 주무 기관인 환경산업기술원의 남광희 원장은 “현재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는 등 혁신 대책을 수행 중인데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서 “환경부와 호흡을 맞춰 오늘 제기된 부분을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seotive@green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