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환경과학원 "TSNa 추가조사…최종 결과는 5월 중 발표"

익산 장점마을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발표가 또 미뤄져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주현웅 기자)2019.3.20/그린포스트코리아
익산 장점마을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발표가 또 미뤄져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주현웅 기자)2019.3.20/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주현웅 기자] 80여명의 주민 중 약 30명이 암에 걸리거나 사망한 장점마을(전북 익산시 함라면)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발표가 또 미뤄졌다. 주민들은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이에 2차 중간조사 결과라도 발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0일 국립환경과학원 등에 따르면 당초 이달 안으로 예정됐던 장점마을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발표가 뒤로 미뤄졌다. 마을 곳곳에서 검출된 TSNa(담배특이니트로사민)에 대한 조사가 추가로 이뤄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환경부의 의뢰로 국립환경과학원과 환경안전건강연구소가 실시 중인 장점마을 역학조사는 원래 지난해 12월 중 결과가 공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발표 시기가 임박해 기관들은 예정일을 2019년 3월로 연기했다.

이에 마을주민들은 이달 중 역학조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주민들은 조사 결과가 나온 뒤 책임소재에 따라 보상안 마련 등 각종 문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에 본격적인 농사철 이전에 결론이 나오길 기대했다.

하지만 조사 결과는 재차 미뤄져 앞으로 한 달을 더 기다려야 할 전망이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TSNa(담배특이니트로사민)에 대한 조사를 추가로 하게 됐다”며 “오는 5월 중순쯤 결과가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민들 사이에선 불만이 터져 나왔다. 최재철 장점마을대책위원회 위원장은 “거의 20년 된 마을의 문제를 해결하려다 제 일도 제대로 못 해 손해를 본 사람들이 몇인 줄 아느냐”며 “지금도 사실상 밭갈이를 시작해야 하는데 답답할 따름”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조사기관의 일방적인 발표 연기 결정은 주민들을 더욱 화 나게 만들었다. 환경안전건강연구소 등은 결과 발표일을 미루게 된 배경은 물론 일정 연기 사실 자체도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김정수 환경안전건강연구소장은 <그린포스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결과 발표가 늦춰진 배경을)밝힐 의사도, 이유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동안 두 차례나 역학조사 결과 발표가 미뤄지는 사이 장점마을에서는 추가 사망자가 발생했다. 피부암과 폐암을 앓던 최모(86)씨가 5년여의 투병 끝에 지난 1월 17일 세상을 떠났다. 이로써 암으로 숨진 장점마을 주민은 16명에서 17명으로 늘었다.

임형택 익산시의회 의원은 “마을 집단암 사태와 관련한 수사기관은 물론 책임을 추궁받고 있는 KT&G 등이 전부 ‘역학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2차 중간조사 결과라도 먼저 발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의원은 “이번 역학조사는 환경부가 의뢰한 것으로, 결국 국가가 나선 셈인데 이런 식으로 사안이 전개돼선 안 된다”며 “아직 조사가 안 끝났다면 현재까지 마무리된 내용에 대해서라도 이달 중 결과를 발표해야 주민들이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hesco12@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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