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조상서 진화한 악어와 새, 청각 신호처리 유사
진화적 관점에서 공통 특성 비교·분석해 얻은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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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가 새와 같은 방식으로 청각 신경 지도를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악어가 새와 같은 방식으로 소리를 듣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파충류인 악어와 조류인 새가 같은 방식으로 청각 신경 지도를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제학술지 '신경과학저널’(Journal of Neuroscience)은 ’악어의 청각 신경 지도‘에 대한 미국 메릴랜드대 연구팀의 연구 내용을 최근 게재했다.

이들이 유사한 청각 신경 지도를 만드는 것은 두개골의 크기나 모양보다는 2억여년 전 공통의 조상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연구를 이끈 메릴랜드대 생물학 석좌교수인 캐서린 카 박사는 “악어와 새가 동일한 방식으로 '청각 신경 지도'를 만드는 것은 2억4600만년 전 지구에 살던 고대 생물인 ’조룡‘(祖龍·지배파충류)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적 특질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 내용에 따르면 동물의 두뇌는 소리가 양쪽 귀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차, 즉 ’양귀간도달시간차‘를 분석해 소리가 나는 곳을 확인한다. 뇌에 도달한 신호를 처리하는 방법은 동물 종에 따라 다르다. 새는 신경 지도를 만들어 소리가 나는 곳을 찾아내지만, 포유류는 다른 방식을 사용한다.

연구팀은 두개골의 크기와 모양만으로 청각 신호처리를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진화적 관점에서 접근했다. 새와 악어의 머리 크기는 큰 차이를 갖는데도 매우 유사한 청각 신경 지도를 만들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큰 파충류인 몸길이 3~4m의 '미국악어(American Alligator)' 40마리의 귀에 이어폰 장치를 설치했다. 이 장치를 통해 실험대상 악어에게 소리를 전달하고 뇌간(腦幹)의 핵판(核板)으로 불리는 음향신호 처리 부위의 반응을 측정했다.

그 결과 미국악어의 신경 지도는 올빼미와 닭의 것과 매우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이 같은 신경 지도는 포유류 뇌의 유사 부위에서는 기록된 바 없다.

동물 진화도에서 조룡은 악어와 공룡 계보로 나뉜다. 악어는 현재까지 종을 이어오고 있으나 공룡은 약 6600만년 전 대멸종을 겪으며 사라졌다.

카 박사는 "그동안 악어가 어떻게 양귀간도달시간차를 처리하는지에 대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다“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진화적 관점에서 공통 특성을 규명하는 비교연구가 공룡의 생태에 대한 이해도까지 높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roma201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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