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달라진 것 없어…교통량 수요관리 우선" 반발

11일 제주 비자림로에서 진행된 '나는 한 그루 나무에요' 퍼포먼스 모습.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사람들' 제공)
지난달 11일 시민단체가 제주 비자림로에서 진행한 '나는 한 그루 나무에요' 퍼포먼스.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사람들'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소희 기자] 삼나무 벌채 논란으로 중단됐던 제주시 구좌읍 비자림로(대천동~송당) 확장공사가 다시 착공된다. 제주도는 최대한 삼나무숲을 유지하겠다고 했지만, 시민단체들은 당초 계획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제주도는 ‘아름다운 경관도로’ 계획의 보완 설계가 마무리됨에 따라 오는 20일부터 비자림로 확장공사 재착공에 들어간다. 지난해 8월 공사가 중단된 뒤 7개월 만이다. 

도는 지난해 11월29일 ‘아름다운 경관도로’ 조성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자문위의 의견을 반영한 조성계획에는 확장노선 전체 2.94km를 3개 구간으로 나눠 삼나무 수림 경관을 유지하고, 도로 여건을 개선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도는 비자림로 양쪽에 심은 삼나무들을 베어내는 대신, 전체 공사구간의 46%를 차지하는 2구간의 숲을 보존하면서 인근 목장 터를 활용해 2차로를 신설하도록 보안 설계했다. 중앙분리대 노릇을 하게 될 기존도로 오른쪽 삼나무숲엔 야자수 매트 숲길 조성방안도 내놨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의 반응은 차갑다. 비자림로 확장공사가 제주 제2공항 연계도로로 추진되고 있는데다 자연환경도 심각하게 훼손한다는 이유에서다. 

공사가 진행되는 구간은 경관보전지구 2등급 지역이며, 제주국립공원 예정지기도 하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18일 성명을 내고 “비자림로 확장계획은 사업의 필요성과 타당성이 제대로 검토되지 않은 채 강행되고 있다”며 공사중단을 촉구했다.

제주환경련은 "제주도가 제주의 가치를 높이겠다면서 가치 보전은 내팽개치고 토건사업에만 달려들고 있다"며 "교통량 증가로 도로확장이 불가피하다면, 교통량 조절을 위한 수요관리 정책이 우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ya9ball@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