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브랜드 '미크스튜디오 '사육곰 구출 프로젝트' 진행중

철창 안에서 울부짖는 사육곰의 모습.(사진 녹색연합 제공)
철창 안에서 울부짖는 사육곰의 모습.(사진 녹색연합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이병욱 기자] 죽을 날만 기다리며 평생을 철창에 갇혀 분뇨가 섞인 더러운 물과 음식물쓰레기로 살아가는 사육곰. 멸종위기종 반달가슴곰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멸종위기종의 일상을 그리고 알리는 디자인 브랜드 '미크스튜디오(대표 이미소)'가 그동안 철창 안에 숨겨져 있던 사육곰의 사육 실태를 세상 밖으로 꺼내 주목을 받고 있다.

'인간과 동물 모두 다 같이 잘 먹고 잘 살자'라는 모토로 탄생한 미크스튜디오는 현재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에서 '사육곰 구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미크스튜디오는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반달가슴곰을 디자인 한 캐릭터 '똑딱이'를 활용한 맨투맨 티셔츠와 양말을 제작했다. 펀딩을 통해 모아진 후원금은 아직 철창 안에 갇혀 있는 다른 사육곰들을 위한 캠페인 등에 쓰일 예정이다.

국내 사육곰의 시작은 지난 198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부가 농가소득 증대를 목적으로 개인이 야생곰을 재수출 용도로 수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적극 권장하면서 부터다. 이 때부터 국내에서는 해외에서 곰을 들여와 웅담만 뽑아 재수출하는 가공무역을 했다.

이후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영국 BBC를 통해 국내 사육곰 실태가 전 세계에 알려지자, 정부는 1985년부터 수출을 금지했다. 1993년부터는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 가입으로 곰 수입과 수출이 전면 금지됐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현재 국내 사육곰의 개체수는 32개 농가 526마리(지난 1월 기준)다. 정부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사육곰 총 967마리의 중성화 수술을 완료하며 더 이상 개체 증식은 막았지만 여전히 500마리가 넘는 곰들이 철창 안에 방치된 상태다.

이들 개체의 83%가 도축 연한이 넘은 10세 이상의 곰들로, 웅담 채취를 위해 죽어야만 철창을 빠져나올 수 있는 신세다. 아직 도축 연한 전 어린 개체도 89마리나 된다.

이미소 '미크스튜디오' 대표는 "멸종위기종인 반달가슴곰이 사육곰으로 전락된 실태를 알게된 후, 많은 분들께 이 사실을 알리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면서 "단순 일회성 프로젝트가 아닌 멸종위기종을 지속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노력중인데, 많은 분들이 이번 펀딩에 참여해 사육곰을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크스튜디오의 '사육곰 구출 프로젝트'는 오는 28일까지 진행된다.

 

미크스튜디오의 '사육곰 구출 프로젝트'.
미크스튜디오의 '사육곰 구출 프로젝트'.

 

wookle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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