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생물 종과 유사한 특성··· ‘기능적 다양성’이 핵심
개체수 파악보다 생존 방식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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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을 극복한 고대 생물 종의 생존 비결이 밝혀졌다.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멸종을 극복한 고대 생물 종의 생존비결이 밝혀졌다.

국제학술지 ‘바이올로지레터스’는 2억2500만년 전 발생한 멸종사건에서 살아남은 생물 종의 특성을 분석한 미국 연구팀의 연구 내용을 최근 게재했다.

캘리포니아 과학아카데미와 위스콘신-밀워키대의 연구팀에 따르면 살아남은 생물 종은 현대생물 종과 유사한 특성을 보였다. 전부 뛰어난 운동신경과 높은 신진대사량, 다양한 먹이 습관을 지녔다. 이 때문에 개체 수는 빠르게 복원됐다. 생태계 상호작용도 강화했다. 물고기는 더욱 민첩해졌고, 홍합과 같은 무척추동물의 방어력이 높아졌다.

생존한 생물 종을 규명하는 일은 현존 생물 종을 보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UC버클리 고생물학 박물관의 연구원인 애슐리 디닌 박사는 "특정 종이 생존하고 회복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알아보는 일은 우리 지구가 불투명한 미래를 직면한 시점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오랫동안 생물학은 멸종위기종의 개체 수에 중점을 두었으나 사실 생존 생물 종이 스트레스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묻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과거 대멸종은 현재 우리가 직면한 상황과 유사한 조건에서 발생했다. 기후는 오늘날과 마찬가지로 급격히 따뜻해졌으며 거대 화산폭발이 일어나 유독가스가 방출됐다. 해양 온도와 산도가 증가했으며 산소 농도는 감소했다.

연구팀은 유타, 네바다, 텍사스에서 조개, 달팽이, 산호, 스폰지 등 바다에 사는 무척추생물의 화석을 조사했다. 이 지역은 고생대와 중생대에 존재했던 초대양인 ‘판탈라사해’를 얇게 둘러싼 곳이다. 대멸종 당시 발생한 생태적 변화를 더 잘 이해하려 연구팀은 유사기능을 가진 집단끼리 해양생물 생존 종을 분류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피터 룹나린 지질학아카데미 큐레이터는 "생태 회복 과정에서 생물 종의 개체 수를 기록하는 것 외에 이들이 실제로 무엇을 했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는 과학자들이 ‘기능적 다양성’이라고 부르는 행위로, 생태시스템이 스트레스에 다양한 반응을 보이는 생물 종에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갔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 연구팀은 중요한 생태적 연속성을 확인했다. 멸종위기를 극복하지 못한 종들은 모두 같은 특성을 공유했다. 반면 회복기에 개체 수가 늘어난 생물 종은 현대 해양생물과 유사한 특성을 갖고 있었다.

디닌 박사는 ”앞으로의 과제는 어떤 특성이 환경오염의 최전선에 남게 될 것인지 밝혀내는 것“이라며 ”만일 20종의 산호초가 모두 수질 악화에 같은 반응을 보인다면 전부 같은 충격을 받게 돼 종 손실을 야기할 수 있지만, 각각 스트레스에 대해 다르게 반응한다면 암초 전체를 상실할 확률은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개체 수에만 집중해선 안 된다. 종의 생존 방식 및 방법을 파악하고, 이에 맞는 보전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면서 ”이른바 ‘환경 스트레스’가 증가하는 현시점에 생물 종 보존을 위한 다양한 대응 메커니즘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roma201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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