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서식 생물종, 샌프란시스코 넘어 오리건주까지
기후변화·엘니뇨현상·몬테레이만 조류 등 복합적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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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산포드 UC 데이비스 대학 생태진화학 교수가 호르세쇼 코브에서 꽃게 허물을 들고 있다.(사진=UC 데이비스 대학)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기후변화로 북부 수온이 급상승하면서 남부 해양에 서식하는 생물 종이 처음으로 북부 해안가에서 발견됐다.

자연과학전문지 ‘네이처’의 학술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는 최근 해양 온도가 급격히 오른 2014~2016년 동안 남부에 서식하는 ‘온수해양생물’이 샌프란시스코에서 발견됐다는 캘리포니아 데이비스대 연구팀의 연구 내용을 게재했다.

연구팀은 UC데이비스보데가 해양연구소에서 해파리, 게, 갯민숭달팽이, 돌고래 등 수 많은 온수해양동물을 발견했다.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를 넘어 미국 서북부 오리건주까지 이동한 흔적도 포착했다.

멕시코주 바하칼리포니아 등 남부에 주로 서식하는 생물 종이 이렇게 먼 북부까지 이동한 건 처음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연구 내용에 따르면 적도 북쪽에서부터 캘리포니아 전역에 걸쳐 나타난 엘니뇨현상과 북향하는 몬테레이만의 조류가 이들의 이동에 영향을 줬다. 특히 엘니뇨현상은 기록적인 해양 폭염을 초래했다. 수온은 비정상적으로 상승했고, 해양 폭염지역이 확장해 더 많은 해양생물이 북쪽으로 이동했다.

연구팀은 북부에서 발견된 총 67종의 희귀생물을 관찰했다. 이중 37종은 이전까지 북부에서 발견된 적이 전혀 없는 생물 종이었다. 37종 중엔 줄무늬바다나비(striated sea butterfly), 유영붉은꽃게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줄무늬바다나비는 멕시코 바하칼리포니아 북부에서조차 발견하기 어려운 종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에 출현한 것은 최초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유영붉은꽃게도 주로 바하칼리포니아의 남부 혹은 중부 해안가에서만 서식하는 종이다. 그러나 수온이 평소보다 2~4도 더 높아지자 오리건주 뉴포트와 같이 먼 북쪽에서도 발견됐다.

보데가만에선 오직 바하만에서만 서식하던 왕새우의 허물이 발견되기도 했다.

연구에 참여한 UC데이비스대 해양생태학자들은 “앞으로 더 많은 해양폭염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리 연구는 해양온난화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지역 사회가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알려주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이번 논문을 이끈 에릭 산포드 UC 이비스대 생태·진화학 교수는 “온수 해양생물종이 캘리포니아 북부 해양으로 이동한 것을 미루어보아 이곳 온도가 계속해서 따뜻해질 것이란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며 "남부 해양생물 종을 보존하려면 계속해서 이들의 이동경로를 추적하고 지리적 변화를 관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oma201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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