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안위 올 업무계획에 울산이 '뜨악'한 이유
원안위 올 업무계획에 울산이 '뜨악'한 이유
  • 박소희 기자
  • 승인 2019.03.1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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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안전·현장 삼박자 모두 부재한 "탁상행정"
원안연 "한수원 대변만 한 원안위는 반성부터"
울산지역 시민사회단체 등 57개 단체가 지난 9일 ‘후쿠시마 8주기 울산시민 탈핵대회’ 후 함께 행진하고 있다. (울산탈핵시민공동대응 제공)/2019.03.14/그린포스트코리아
울산지역 시민사회단체 등 57개 단체가 지난 9일 ‘후쿠시마 8주기 울산시민 탈핵대회’ 후 함께 행진하고 있다. (울산탈핵시민공동대응 제공)/2019.03.14/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소희 기자]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는 최근 중·장기 원자력 안전기준 강화 종합대책과 함께 ‘2019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안전’ ‘소통’ ‘현장’이라는 3가지 가치를 중심으로 바닥에 떨어진 원안위의 신뢰도를 회복하겠다는 내용이지만 기술적 대책도, 현장 목소리 반영도 없는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높다. 원안위에 대한 신뢰도는 2017년 60.1%에서 2018년 59.7%로 하락했다. 

원전 밀집지역(울산시청 반경 24km 이내에 16기)에 사는 울산시민들은 "원안위의 업무계획은 말만 현란할 뿐, 시민들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계획"이라고 비판했다. 원전 전문가들로 구성된 원자력안전연구회(이하 원안연)는 ”기술적 안전대책이 전혀 없는 탁상행정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원안위 업무계획은 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소통하겠다면서 현장 목소리는 빠져

원전에 둘러싸인 울산 주민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중대사고 미반영 지적에도 한수원이 신고리 4호기 시험가동을 추진하고 있는데다, 규제기구인 원안위가 내놓은 업무계획에는 공청회에서 제시한 주민들의 의견이 대부분 빠져있는 탓이다. 

지난해 11월 ‘원자력 안전기준 강화 종합대책’ 수립을 위한 공청회를 울산에서 개최했다. 당시 지질전문가, 행정전문가, 새울원전안전협의회장,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주기적 안전성검사(PSR)시 객관적 검증위원회 구성 △원전 부지 활성단층에 대한 전면 재검토 △최인접지역 주민 안전을 위해 제한구역 확대 △원자력안전법 ’부지‘ 관련 조항에 인구밀집지역 단서조항 삭제 △원전 본부별 민관합동조사단 구성과 운영규정 신설 △지자체의 원자력안전 관련 감시권한 부여 등을 원안위에 요구했다.

반복적인 방재훈련을 통해 재난발생시 대피장소와 이동경로를 숙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원안위 대책에 대해서는 "올해 울산시민 100만명을 대상으로 방재훈련을 진행할 것이냐"고 물었다. 그럴 의지가 없으면서 '마치 그럴 것 처럼'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울산은 방사선비상계획구역 내 100만명이 거주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단 1만명도 방사능방재훈련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다. 울산 시민들은 원안위원장이 핵발전소 16기가 있는 울산에 단 한 차례도 내려오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원안위는 전국에서 핵발전소가 가장 많은 울산에 직접 내려와서, 실효성 있는 방재훈련과 대책을 제시하기 바란다"고 거듭 요구했다. 

◇원안위에 대한 반성부터..."기본기부터 갖출 것"

원안위는 원전 안전을 위협하는 새로운 요인에 대비한 방안도 내놨다. 드론, 고출력 전자기파, 사이버 공격 대응체계를 올해 안에 완료하겠다는 것. 물론 대비가 필요한 사안이기는 하나 "안전에 대한 기본기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 확장에만 혈안이 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왔다. 

원전에 중대사고가 발생하면 원자로를 제어하는 중앙제어실의 사용이 불가능 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장정욱 일본 마쓰야마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를 대비해 중앙제어실 외에 '원자로 정지 장치'를 마련해야 하는데,  한국엔 이런 제2제어시설이 없다"면서 "예비전원, 예비주수(원자로 물을 넣는), 격납건물여과배기(CFVS) 설비도 없다"고 지적했다. 

원안연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1조1000억원을 들여 완료하겠다던 후속 대책도 아직 절반밖에 진행하지 못했다. 

2016년 처음 드러난 한빛·고리 원전 등의 격납건물 철판부식 현상에 대해서는 올해까지 전 원전에 대한 점검을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원안연은 ”부실공사에 대한 안정성을 확보하고 원인 규명을 원안위에 요구했지만 2년간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다“며 ”올해까지 마무리짓겠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원안연은 이어 ”안전강화대책은 안전규제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원안위에 대한 반성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원안위는 한수원을 대변하는 기구가 아니라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곳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ya9ball@green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