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주변 온도 28도 이상일 경우 암컷 부화 확률↑
'진동' 등으로 기온차 클 때도 대부분 암컷 생성돼

페인티드 터틀. (사진 니콜 발렌수엘라 제공)
페인티드 터틀. (사진 니콜 발렌수엘라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황인솔 기자] '장수의 상징' 거북이조차 기후변화로 인해 멸종 위기에 놓였다. 해수면 기온차가 클수록 성비 균형이 깨질 확률이 높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아이오와주립대학교 니콜 발렌수엘라 생물학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을 12일 발표했다.

거북은 알에서 태어날 때 주변 환경과 기온에 따라 성별이 결정된다. X, Y 염색체가 없기 때문인데 알 주변 온도가 28도를 기준으로 낮으면 수컷, 높으면 암컷이 태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발렌수엘라는 그동안 거북이, 도마뱀, 악어 등 파충류가 어떤 기온에서 성별이 결정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여러 실험을 해왔다. 미국 아이오와와 네브래스카, 캐나다에서 수집한 거북 알을 서로 다른 조건에서 보관하며 부화하는 모습을 기록했다.

실험에서 거북은 가설처럼 주변 환경에 따라 성별이 결정됐지만, 모든 개체가 똑같은 온도에 반응하는 것은 아니었다. 이에 발렌수엘라는 실험 조건을 바꿔 거북 알이 온도 변동이 큰 환경에 노출되도록 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해수면 온도가 급격히 바뀌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그 결과 큰 온도 변화를 겪은 거북은 평균 기온이 28도 이하로 낮아도 암컷이 태어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발렌수엘라는 "거북이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진동'이 클 때에도 암컷으로 생성될 확률이 높다는 점을 증명한 실험"이라며 "우리가 발견한 것이 다른 종에도 일반화된다면 생태계가 빠르게 단수화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미 서식지 감소 등으로 많은 거북이 멸종위기에 놓여있는데 기후변화는 이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breez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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