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과로 오해받은 이유는 인간에 의한 유전자 혼합 때문

Dingo on the beach in Great Sandy National Park, Fraser Island Waddy Point, QLD, Australia.
딩고가 야생 개종이 아닌 호주 고유의 종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에 딩고를 위한 보전 방안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흔히 '호주 들개'라고 알려진 '딩고'가 개종이 아닌 호주 고유의 종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딩고 보호대책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생물분류학 국제학술지 ‘주탁사’(Zootaxa)는 딩고가 강아지가 아닌 독자 종임을 확인했다는 국제 연구팀의 연구결과를 최근 게재했다.

230년 전 영국 정착민이 도착한 이래 대부분의 호주 사람들은 딩고를 야생 개로 여겼다. 그러나 브래들리 스미스 센트럴 퀸즐랜드대 교수는 "딩고가 호주 고유 종에 속한다는 주장을 뒷받침 할 과학적 근거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그는 “딩고는 시바견이나 야생 개 혹은 늑대나 여우가 속하는 개과의 다른 야생동물과 확연히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면서 "딩고의 두개골 및 피부는 이들과 명백히 다르며, 딩고가 1000년 이상 지리적으로 격리된 호주에 살면서 가축화됐다는 역사적 증거 역시 찾아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딩고를 개에 분류하는 것은 호주 생태계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딩고는 야생 고양이와 여우 등 유해동물로 간주되는 외래종을 내쫓고, 호주에서 중요한 생태적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코리 브래드 쇼 플린더스대 교수는 “딩고를 어떻게 분류하느냐에 대해 호주 각지에서는 서로 다른 보호정책을 펴고 있다"며 "대부분 딩고를 들개 관리사업에 포함하고 있지만, 이 마저도 주마다 다르며 일부 지역에서는 딩고를 포획해 죽이는 것도 허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연구팀은 딩고를 호주의 토종으로 인정하고 토착 동물 종의 관리 전략을 개발하는 등 보호정책을 조속히 확대해야 한다고 주 정부를 압박했다.

스미스 박사는 "그동안 다른 모든 개과의 동물과 지리적으로 격리된 상태였는데도 불구하고 이 같은 논란이 과학계에 발생한 것은 인간의 개입으로 딩고와 개 사이의 유전자 혼합이 이뤄진 탓"이라고 덧붙였다.

 

roma2017@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