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 초래" 일부 주장에 기상청 “극미량 살포로 인체·생태계 유해성 없어”

 

기상항공기가 인공강우를 만들기 위해 연소탄을 이용해 구름씨앗인 요오드화은을 살포하고 있다.(사진=기상청 제공)
기상항공기가 인공강우를 만들기 위해 연소탄을 이용해 구름씨앗인 요오드화은을 살포하고 있다.(사진=기상청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채석원 기자] 정부가 미세먼지에 대응하기 위해 ‘인공강우’ 카드를 꺼내들면서 인공강우의 재료인 요오드화은의 유해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 중금속인 요오드화은에 독성이 포함돼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 때문이다.

환경운동연합은 환경부가 지난 7일 발표한 미세먼지 긴급조치 강화 방안에 대해 “보령 석탄발전 1·2호기 조기 폐쇄는 환영한다”면서도 일부 대책에 대해선 날 선 비판을 제기하는 논평을 최근 내놨다. 환경운동연합은 한·중 인공강우 실험에 대해선 예산 낭비 우려가 큰 ‘사후 약방문’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고농도 미세먼지는 한국에서 대부분 맑은 날에 발생한단 점에서 이 같은 지적은 타당성이 있다. 일각에서 한국의 인공강우 실험을 ‘현대판 기우제’라고 폄하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공강우를 위해 쓸 구름이 없는 마당에 요오드화은 같은 구름씨앗을 뿌리는 짓은 돈 낭비에 시간 낭비라는 것이다.

인공강우가 극히 일부만 성공해 비가 찔끔 내리다 말면 되레 미세먼지 사태가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수증기는 대기 중 오염물질이 미세먼지로 변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실제로 자동차 등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인 아황산가스는 대기 중 수증기와 화학반응하면 산성비의 주원인이자 초미세먼지인 황산으로 바뀐다. 이 황산이 암모니아 등과 화학반응하면 역시 초미세먼지인 황산암모늄이 탄생한다. 이런 식으로 대기오염물질이 공기 중 수증기나 암모니아, 오존 등과 결합해 발생하는 2차적인 미세먼지가 미세먼지의 3분의 2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환경과학원이 백령도에서 ‘반응챔버를 이용한 미세먼지 생성 특성 연구’를 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발주한 것도 중국에서 날아온 대기오염물질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파악하는 데 1차적인 목적이 있다.

이처럼 많은 말을 듣는 인공강우는 중금속인 요오드화은을 구름씨앗으로 사용한단 점에서도 논란을 부르고 있다. 일본 농학기초위원회 농업생산환경공학분과회는 요오드화은에 약한 독성이 있다고 말한다. 은의 합성물인 까닭에 화학적으로 환경오염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분과회에 따르면 은은 비록 중금속이지만 다른 중금속에 비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덜한 편이다. 다만 완전분해까지 시간이 걸리므로 환경문제를 초래해 토양·해양생물에 영향을 줄 수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기상청은 요오드화은이 유해하단 주장에 수긍하지 않는다. 기상청은 인공강우 재료인 요오드화은이 중금속인 까닭에 당연히 인체와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일부 언론의 지적을 반박하는 보도자료를 내놨다.

보도자료에서 기상청은 “인공강우 실험에서 구름씨앗 역할을 하는 물질인 요오드화은은 국제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매우 미량으로 살포돼 인체나 생태계 교란 등의 유해성은 없다고 보고되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부에 따르면 세계기상기구 기상조절 전문가인 로로프 브린체스는 요오드화은의 유해성을 묻는 질문에 “미국에서 60년 이상 요오드화은으로 실험을 했지만 영향은 없었다”고 답했다. 미국 기상조절협회도 성명서에서 인공강우에 쓰이는 요오드화은은 실험으로나 환경적으로 어떠한 해로운 효과도 나타나지 않는다고 제시한다. 동물(양) 대한 실험에서 독성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보고도 있다.

기상청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서만 인공강우 실험을 하는 것도 아니라고 밝혔다. 기상청은 “올해 계획된 인공강우 실험 총 15회는 적합한 기상조건 아래서 다양한 방법으로 수자원 확보 및 가뭄에 대비하기 위한 기술축적의 단계로 진행될 것”이라며 “다만 인공강우 실험 시 미세먼지 발생이 예상된다면, 환경부와 협업해 미세먼지 저감효과의 과학적 분석을 위해 실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jdtimes@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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